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나도 참 다행이다.
김희정 2017/04/12 22:59
김희정님을
차단하시겠습니까?
차단하면 사용자의 모든 글을
볼 수 없습니다.
-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 김신회
- 14,400원 (10%↓
800) - 2017-04-06
: 13,550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보노보노라는 만화가 있다.
읽어본 적은 없지만 캐릭터는 알고 있었다.
도라에몽보다는 덜 익숙한 상태에서 서툰 어른들을 위한 에세이라는 소개를 달고 있는 이 책을 읽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읽자마자 알았다. 이 책을 좋아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보노보노는 아주 소심하고 걱정투성이인 아이였기 때문이다.
저자 역시 그런 사람이었고 나 역시 그런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소설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론적으로 나는 이 책이 좋았다.
저자가 말하는 것들이 공감이 됐고 저자의 생각을 그대로 적은 듯한 글이라 좋았다.
여타 다른 글들처럼 '당신은 이러이러하니 이렇게 해라' 혹은 '이런 상황이라면 이렇게 극복해보자' 식의 뻔하디 뻔한 말이나 가르침이나 위로가 아니라,
'나는 이래서 걱정이다. 근데 어쩌겠나. 앞으로도 쭉 이럴 것 같으니 그게 더 걱정이다.'
여서 좋았다. 그 자체를 받아들이는 느낌이라 좋았다는 소리이다.
현실적으로 내가 지금 하는 생각과 비슷해서 좋았다는 소리이기도 하다.
나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또 있다는 공감에서 그 어떤 것보다 큰 위로를 받는 것이니까.
거기서 한 발짝 나아가 '너 이렇게 해' 하는 순간 그 책은 읽기가 싫어진다.
그래서 나는 보노보노를 계속 읽어나갔다.
저자의 솔직한 이야기와 더불어 보노보노의 이야기가 간략하게 소개되는 방식으로 책은 진행된다.
물감 느낌 물씬 나는 따뜻한 그림들이 같이 배치되어 있어 더욱 마음에 와닿았던 것 같다.
읽으면서 내내 어른이란 무엇일까에 대해 생각했다.
또한 내가 요즘 느끼는 인생의 재미없음에 대해 생각했다.
또한 나의 끊이지 않는 걱정에 대해서도 생각했다.
저자는 나와 똑같은 고민을 하고 생각을 한다.
그 해답은 보노보노에서 얻는다.
나도 보노보노에게서 해답을 얻었다.
못하는 것을 하느니 다른 걸 하고
노력해도 안 되는 것은 분명 존재하고
소심한 사람들은 성격은 바꿀 수 없으니 그 자체를 인정하고 소심하게 살아가면 되고
없어도 곤란하지 않다면 필요 없는 것이라는 걸 깨달았고
어른이란 어딘가 아이같은 면이 있는 것이라는 데 안심했고
내 성격에 내가 배신 당하는 느낌이 든다는 건 아무도 모르는 내 모습을 나만 안다는 것이니 대단한 것이라고.
몽글몽글 귀엽게 생긴 보노보노에게서 해답과 위로를 받으니 좋았다.
몇 번이고 다시 읽어봐도 좋을 책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보노보노, 너 나랑도 닮았구나!
나도 참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네.
PC버전에서 작성한 글은 PC에서만 수정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