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귀자는 비문과 악문을 잘 쓰기로 '정평'이 나 있는 작가이다. 이런 작가의 글이 현재 고등학교 문학 교과서와 중학교 국어 교과서에 버젓이 실려 있다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이다. 잘 알려진 <한계령>이라는 작품에 이런 문장이 보인다.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때마다 실패할 수 없도록 이를 악물게 했던 힘은 그가 거느린 대가족의 생계였었다." 이 문장은 '힘은'이라는 주어가 '생계였었다'는 서술어와 호응을 이루고 있는데, 논리적으로 허술하고 주술 호응이 되지 않는 어설픈 구조를 취하고 있다. '생계이다'라는 말 자체도 우리말의 조어법으로 보아 어색하지만 이것은 결코 서술어가 될 수 없다. 따라서 '~에서 비롯되었다'나 '~로부터 나왔다'라는 식으로 바꾸어야 자연스러운 문장이 된다. 또 "우리 형제들은 물론, 조카들까지 제 아버지에게 이사를 하자고 졸랐었다."라는 문장은 우리 형제들(아버지의 형제들)과 조카들이 모두 '제 아버지'의 자식으로 해석되어 가족 관계를 뒤죽박죽으로 만들고 있다. '물론'이라는 말 다음에 쉼표를 사용한다고 해도 애매함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사소한 실수를 가지고 트집을 잡는다고 할 수도 있지만, 생각 있는 작가라면 이런 문장은 쓰지 않을 것이다.
이익섭 선생의 글을 보면 그녀의 글에서 어법적인 잘못은 비단 이것뿐이 아니라 허다하게 발견된다. 나는 작가에게 모국어를 정확하게 쓰라고 주문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다만 이런 작품을 마치 우리 시대의 정전인 양 선전하는 일부 몰지각한 평론가와, 교과서 저자, 나아가 교육부 관계자들의 한심한 안목이 문제라는 것이다. 잘못된 문장을 우리말의 전범으로 알고 공부할 학생들이 안쓰럽기 때문이다. 문학적인 가치를 따지기 이전에 우리말을 심각하게 훼손시키는 작가를 교과서에서 추방시켜야 한다는 데에는 이론이 없을 줄 안다. 실상 문학적인 가치란 것도 말의 적확하고 창의적인 쓰임이 바탕이 되지 않는다면 사상누각이겠지만.
작가는 모름지기 한 문장을 쓰기 위해서도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운명을 타고난 사람들이다. 이를 위반하는 작가는 아마추어로 남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