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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 마더>
잡동산속토끼  2019/08/13 18:53
  • 퍼펙트 마더
  • 에이미 몰로이
  • 14,220원 (10%790)
  • 2019-07-22
  • : 436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시원한 맥주 한 캔에 스릴러 한 권이면 행복한 여름 하루를 보낼 수 있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언제 읽어도 왠만하면 빠져들게 되는게 스릴러 소설이지만, 내게 있어 스릴러 소설들은 왠지 '여름한정' 같은 느낌을 준다. 그래서 다른 계절에는 거의 읽지 않게 되고, 더위가 시작되면 열심히 올여름을 위한 스릴러를 신중하게 고르곤 한다. 이번에 그렇게 나의 선택을 받은 책이 <퍼펙트 마더>이다. 제목부터 출판사 책소개까지 나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은 책이다.

배경은 뉴욕의 부르클린, 초보 엄마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맘동네'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고, 이후 일주일에 한 번씩 동네 공원에서 만나 서로의 고충을 나누고 우정을 쌓아간다. 모두들 5월에 첫아이를 낳은 '5월맘'들은 어느 무더운 여름날, 7월 4일에 처음으로 아이를 두고 동네 술집에서 만나기로 하는데... 그날 밤 5월맘 멤버인 위니의 아기가 감쪽같이 사라지고 만다. 베이비시터가 잠든 사이에 사라진 아기, 아기를 남겨두고 술을 마신 엄마들에 대한 언론과 사회의 비판적 시선, 사건 해결과는 관계없이 언론에 의해 샅샅이 파헤쳐지고 노출되는 피해자의 신원과 과거 행적들 등등이 그날 자리를 함께 한 5월맘 멤버들을 여러모로 궁지로 몰고간다. 한편에서는 사라진아이를 위한 기도회가 열리고, 소망을 담은 인형을 늘어놓는 등 소란을 떨어대지만, 위니와 사라진 아이에 대해 진심으로 걱정하고, 아이를 찾으려는 가장 간절한 소망을 가진 사람은 그 날 자리를 함께했던 '5월맘' 멤버들이 거의 유일한듯 보인다.

이 소설을 읽으며 나를 오싹하게 한 포인트를 나름 정리하자면,

첫째는 당연히 '퍼펙트'라는 제목이다. 세상에 완벽이란게 도대체 있을 수 있을까? 그것이 처음해보는 일이라면 더더욱 그럴텐데요 세상은 '엄마'들에게 완벽함을 요구한다. '모성애'가 있으니 당연히 감내해야 하는 일들을 끊임없이 요구하고, 그것을 심지어 완벽하게 해내기까지 바라곤 한다. 이 소설에서 내내 나를 오싹하게 한 것은 바로 그러한 사회적 인식이 여전히, 널리 존재한다는 점이었다.

두번째는 무심코 한 말과 행동이 언제라도 치명적인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매순간 깊이 생각하고 행동할수는 없다. 가끔은 실수도 하고, 때론 그저 기분 내키는대로 해보기도 하고, 습관적으로 잘못된 선택을 하기도 하면서 우리는 살아간다. 대부분은 문제가 되지 않고 넘어가는 사소한 일들이 갑자기 큰 후회를 남기기도 한다는걸 생각하면 일상 자체가 불안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이 얼마나 오싹한 일인가.

거의 모든 스릴러가 그러하듯이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야기는 조금 급하게 끝을 맺는다. 하지만 읽는 내내 사건의 크고 작은 단서가 지뢰처럼 묻혀있어서 예기치 못한 곳에서 속속 터져나오곤 하니, 역시 페이지가 술술 넘어간다. 그리고 각 인물들, 초보 엄마로서 고군분투하면서 조금씩 자신을 찾아가는 엄마들의 심리묘사가 아주 섬세하고도 리얼해서 조마조마한 가운데 재미있게 읽혔다.

그리고 어쩌면 스포일러가 될지도 모르겠지만, 해피엔딩이라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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