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남매가 벌써 19권이라니, 이쯤 되면 ‘흔한’ 게 아니라 ‘위대한’ 남매 아닐까요? 한 권, 두 권 모으다 보니 벌써 책장 한 칸을 점령한 이 시리즈. 아이도 좋고, 엄마도 재밌고, 가끔은 아빠까지 킥킥거리게 만드는 마법의 만화책, 바로 흔한남매 19권을 읽어봤어요.
이번 권도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어요. 오프닝부터 엄마와 우리의 흔한 차이점을 다룬 에피소드에 이미 폭소. “이거 우리 집 이야기 아냐?” 싶은 순간이 한두 군데가 아니었어요. 어쩜 이렇게 일상이 디테일하게 웃기고 공감되는지, 작가님은 분명 육아 중이거나 도청 중이거나 둘 중 하나예요. 물론 정체는 끝까지 안 밝히셔도 됩니다. 웃기면 장땡이니까요.
제일 재미있었던 건 뭐니 뭐니 해도 06화 흔식이와의 첫 만남! 귀염 뽀짝한 이종사촌 흔식이가 등장하면서 남매의 평화(?)는 끝났고, 평화로운 독서 시간도 끝났습니다. 아이가 웃다가 책을 떨어뜨리는 바람에 제가 주워줬더니, 갑자기 그걸 같이 읽자며 제 무릎에 착 앉더라고요. 안 읽을 수 없잖아요? 그렇게 또 30분, 웃다가 울다가 다시 웃었어요.
흔식이 캐릭터는 진짜 매력 폭발이에요. 애기라서 모든 게 엉망진창인데 그게 또 너무 귀엽고, 흔한남매가 흔식이를 챙기려고 애쓰는 모습에서 묘하게 감동까지 느껴졌답니다. 물론 감동도 잠시, 곧바로 이어지는 개그 폭탄에 다시 빵! 진지함과 유쾌함을 이렇게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게 흔한남매의 진짜 매력이 아닐까 싶어요.
만화만 있는 게 아니에요. 중간중간 다른 그림 찾기, 요리 레시피, 미로 찾기 같은 놀이 페이지도 있어서 책을 덮기가 아쉽더라고요. 아이 혼자 읽다가 놀이 페이지에서는 “엄마, 이거 같이 하자!” 하고 들고 오는 덕분에 뜻밖의 소소한 놀이 시간까지 생겼어요. 이쯤 되면 책이 아니라 가족 화합 아이템이라고 불러도 되겠어요.
흔한남매 19권은 유튜브로만 보던 남매의 유쾌한 이야기를 책으로도 즐길 수 있어서 좋고, 활자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도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는 최고의 입문서예요. 만화지만 한 에피소드 한 에피소드가 다 탄탄해서 웃음뿐 아니라 생각할 거리도 남겨주고요.
읽는 동안 아이와 눈 마주치며 함께 웃고, 이야기 나누고, 놀이하고, 그런 시간들이 쌓여서 “또 다음 권 언제 나와?”를 외치게 만드는 시리즈. 흔한남매 19권도 역시, 실망은커녕 더 큰 기대를 안겨줬어요. 다음 권도 얼른 나와줬으면 좋겠어요. 이쯤 되면 팬심으로 정기구독도 가능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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