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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정하지만 만만하지 않습니다
  • 정문정
  • 14,400원 (10%800)
  • 2024-05-03
  • : 2,894
제목: 「다정하지만 만만하지 않습니다」
저자: 정문정
출판사: 문학동네
추천대상: 아직은 사회생활이 어려운 사회 초년생, 대학생 등
: 어려운 인간관계에서 현명한 표현의 기술을 익히고 싶은 모든 이들.


나는 태생이 흐물흐물한 사람이다. 싫은 걸 싫다고 표현하지 않을 때가 많고, 불편한 마음은 속으로 삼키곤 한다. 그렇다고 화가 없는 것도 아니다. 속은 끓이면서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내 성격이 때론 답답할 때가 있다.

처음 문학동네 인스타에서 이 책의 제목을 접했을 땐, ‘다른 사람에게 만만해 보이지 않고, 내 입장을 똑 부러지게 주장하는 법을 배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서평단을 신청했었다. 어쩌면 ‘다정하지만’보다는 ‘만만하지 않습니다.’에 초점을 두고 서평단을 신청했던 것 같다. 그러나 실제로 읽어 본 책에는 내 예상과는 조금 다른 결의 내용이 담겨있었다. 책의 저자는 ‘날카로운 자기주장’과 같은 날이 선 방법이 아닌 다정함과 배려가 바탕이 된 현명하고 따스한 소통의 기술을 알려주고 있었다.

책의 내용 중 인상 깊었던 부분을 몇 가지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1. 능숙한 말하기와 글쓰기를 위한 안내.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말하기와 글쓰기의 차이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말과 글의 목적과 방법이 다름을 안내하고, 말솜씨와 글쓰기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 일상에서 할 수 있는 노력에 대해 자세하게 제시하고 있다. 저자가 실제로 읽고 도움이 되었던 도서 목록과 말솜씨와 글쓰기 능력을 키우기 위해 실천했던 구체적인 방법이 안내되어 있어서 책을 그대로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나의 의사소통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여러분도 고급 한국어를 구사하기 위해 일상에서 쓰는 표현을 적극 늘려보시길 바랍니다. ‘오늘 하늘 짱’을 ‘하늘이 청명해’로 바꿔보는 식이죠. 이런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유행어나 이모티콘 뒤에 숨어 있던 감정이나 사유가 툭툭 튀어나오기 시작할 거예요.
-말은 부드럽게, 글은 선명하게 中-

책에서 이 문장을 읽은 후로 어떤 것을 말과 글로 표현할 땐 한 번 더 생각해 보게 되는 것 같다. 평소 구체적으로 표현해보지 않아서 쉽지는 않지만, ‘커피 진짜 맛있어’라고 단순하게 말하기보다는 ‘커피가 고소하고 부드러워서 기분이 좋아져’라고 표현해보려 노력 중이다.

2. 다른 사람과 건강하게 소통하는 방법에 대한 안내.
이 책에서 저자는 다른 사람과 건강하게 의사소통하는 다양한 방법에 대해 안내하고 있다. 평소 자주 사용하는 나쁜 언어습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도록 짚어주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열 수 있는 좋은 질문의 기술에 대해 알려주기도 한다.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내용은 때론 옳은 것을 따지며 솔직하게 말하는 것보단 착한 거짓말이 나을 때도 있다는 부분이었다. 평소 서로의 잘잘못을 일일이 따지기보단 좋게 좋게 넘어가는 편을 선택하는 나로서는 (그리고 때론 그런 내 모습이 나약하다고 느꼈던 나로서는) 나의 그런 해결 방법이 마냥 틀린 것은 아니었다고 느끼게 해준 대목이었다.

“옳음과 친절함,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할 때는 친절함을 선택해야 한단다.”
“친절해야 한다. 네가 만나는 사람들 모두 힘겨운 싸움을 하는 중이니까.”
-공감은 영업인처럼, 설득은 과학자처럼 中-

3. 우아하게 분노하고, 단호하게 거절하는 방법에 대한 안내
분노가 치미는 상황일 때 어떻게 행동하는 게 현명할까? 이 책에서는 우아하고 현명하게 분노하는 방법에 대해 자세하게 다루고 있다. 즉각적인 감정에 휘둘리기보단 차분함을 유지하는 것에 대해, 부드럽지만 단호하게 거절하는 방법에 관해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안내하고 있다. 같은 목적을 가진 말이라도 표현하는 방법에 따라 더욱더 원활하고 현명한 해결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책을 읽으며 알 수 있었다.

책을 다 읽고 든 생각은 알차다였다. 사실 책이 전반적으로 다루고 있는 내용은 어찌 보면 평범한 내용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책이 가진 장점은, 그저 뻔한 말뿐인 조언이 아니라 실생활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예시들이 구체적으로 안내되어 있다는 점. 그리고 저자가 오랜 시간 동안 품을 들여 엄선한 다양한 추천 도서와 인생의 팁 등이 안내되어 있다는 점인 것 같다. 서평에서 책의 모든 내용을 다 옮길 수 없어서 나에게 인상 깊었던 큰 줄기만 적었을 뿐, 책에는 이 글에 다 담지 못할 만큼 다양하고 알찬 표현의 기술들이 가득 안내되어 있다. 마지막 장까지 정독하고 나니 곁에 두고 종종 꺼내 보고 싶은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반복해서 읽으면서 되새기고 연습하고 싶어지는 책이었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바다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란 생각을 하곤 한다.
내가 생각하는 ‘바다 같은 사람’은 어떤 상황에서든지 평온함과 침착함을 잊지 않는 사람이다. 그리고 마음의 그릇이 넓어서 어떤 일이든 따스하게 품어줄 수 있는 사람. 더 나아가 힘든 상황인 사람들이 잠시 쉬었다가 갈 수 있도록 기꺼이 곁을 내어줄 수 있는 사람. 하지만 아직도 사람 간에 일어나는 작은 일에 울컥하며 분노하는 내 모습을 보면 ‘바다 같은 사람’이 되는 길이 멀게만 느껴진다. 그래도 잔잔한 바다를 꿈꾸다 보면 언젠가는 작은 샘물이라도 될 수 있지 않을까.

‘우리는 부드러우면서도 정확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명확하면서도 날카롭지 않게 말할 수 있습니다. 다정하지만 만만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자신을 선명하고도 품위 있게 표현하고 싶은 분에게 이 책이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라는 작가의 말처럼 이 책을 통해 내가 ‘다정하지만 만만하지 않은’, 내가 꿈꾸는 잔잔한 바다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질 수 있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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