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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채 ㄱ방
  • 고구려 최후의 날
  • 박상기
  • 13,500원 (10%750)
  • 2025-07-16
  • : 1,879
초등학교 6학년 아이와 함께 『고구려 최후의 날』을 읽었습니다. 사실 역사 책이라고 하면 아이가 조금은 지루해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는데, 생각보다 훨씬 흥미롭게 빠져들며 읽더군요. 단순히 연도와 사건만 나열하는 교과서 속 역사와는 달리, 이 책은 한 나라가 멸망해 가는 과정을 소설처럼 생생하게 보여 주어 아이가 역사 속 인물들과 함께 호흡하는 듯한 몰입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야기의 주인공인 귀족 가문 소녀 서루는 나라의 부흥을 위해 힘을 보태며 고구려의 마지막 순간들을 살아갑니다. 아이는 서루의 용기와 결단력을 보며 “나라도 나라를 위해 저렇게 용감하게 나설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단순히 ‘고구려가 멸망했다’라는 역사적 사실을 넘어, 인물의 감정과 선택을 함께 고민할 수 있는 기회를 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이 책은 전쟁의 참혹함을 과장하거나 감상적으로 묘사하지 않고, 담담하면서도 힘 있게 그려낸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덕분에 아이도 전쟁이 주는 아픔과 비극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역사는 그냥 외우는 게 아니라 느끼고 생각하는 거구나”라는 말을 하더군요. 부모 입장에서 그 말이 참 기쁘고 뿌듯했습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아이가 단순히 역사 지식을 쌓는 것에 그치지 않고, 역사적 식견과 상상력을 함께 키워 갈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나라의 마지막 날을 다룬다는 독특한 시각 덕분에 ‘과거의 멸망이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 주는지’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되더군요. 이런 질문과 상상이 이어진다면 앞으로 다른 역사 사건들을 접할 때도 더 깊고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을 거라 기대됩니다.



또한 그림책 부문에서 상을 받은 장선환 화가의 삽화 역시 아이에게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거침없는 선과 힘 있는 구도가 글과 어우러져 고구려의 마지막 기상을 강렬하게 전달해 주었지요. 글과 그림이 함께 만들어 내는 긴장감이 책장을 덮은 뒤에도 오래 남았습니다.



『백제 최후의 날』에 이어 나온 작품이라 앞으로도 이 시리즈가 계속된다면, 아이와 함께 꼭 전권을 읽어 보고 싶습니다. 역사를 단순히 ‘시험 과목’이 아니라 ‘삶을 비춰 주는 이야기’로 느끼게 해 주는 소중한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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