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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반전이 있다기에 궁금해서 집어 들었다. ‘반전’을 위한 ‘반전’처럼 괜히 머리만 굴리

게 하지는 않기를 바랐다. 그런데 역시 참 사람 헷갈리게 만드는 책이다. <위대한 개츠비>

는 분명히 픽션인데, 주인공 로렐은 아무렇지도 않게 개츠비 속의 등장인물들이 실존했던

것처럼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뭘 잘못 알았나? 개츠비가 실화를 바탕으로 쓰여진 책

이었던가? 게다가 간간이 등장하는 정신과 의료 기록과 흑백 사진, 서서히 드러나는 노숙자

바비 크로커의 정체는 독자를 더욱 미궁 속에 빠뜨린다. 그리고 사건의 실마리가 밝혀지기

시작하는 후반부부터는 그야말로 정신없이 책장을 넘기게 된다.

사실 작품에 숨어 있다는 반전은 후반부터는 어느 정도 눈치 챌 수 있다. 하지만 책 마지막

장에서야 완전히 드러나는 모든 사건의 실체는 반전을 알아냈다는 쾌감보다는 한 인간이

겪어야 했던 어마어마한 고통에 절로 고개를 떨어뜨리게 만든다. 한 인간의 깊은 상처가 빚

어낸 현실과 허구의 교묘한 조화. 진짜 노숙자가 찍었다는 작품 속 사진들을 다시 한번 넘겨

보며, 인간의 가치와 존엄성에 대해 다시 한번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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