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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바꾸는광고인님의 서재
  • 레몬
  • 권여선
  • 14,400원 (10%800)
  • 2019-04-25
  • : 5,126

조만간 출간될 권여선 작가의 장편<레몬>을 홍보차 창비에서는 ‘가제본’을 독자에게 보내주는 이벤트를 진행하였다 나는 그 이벤트를 신청했고 이번 한주의 시작을 이 노랑이와 함께 했다, 출판사에서는 기대평과 감상평을 원했기 때문에 나의 감상을 정확히 기술하는 것으로 리뷰를 남기는 숙제를 마치고자 한다

1. 창비의 이번 시도는 대.실.패 동시에 권여선 작가에게도 이 책임을 묻고 싶다 : 가제본은 112페이지로 구성된 제본 형태이다, 실제로 출간될 <레몬>은(이걸 진짜 레몬이라고 부르고 싶다) 208페이지다, 반으로 줄여놓은 것인데 이 소설은 안타깝게도 내러티브의 강도는 약하고 서사를 읽어가며 인물과 함께 페이지를 건너가기에 좋은 중편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가제본으로 자르고 제본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문학상품이라는 말이 된다, 안타깝다 작가도 이를 모르지는 않을텐데 나와는 생각이 다를지도 모르겠다

2. 하지만 가제본은 가짜인가? 출판사가 이렇게 멍청할리가? : 내가 조심스러운 부분은 글쓴이를 블라인드해서 이 ‘가짜’ 레몬을 읽었을 때의 소설적 재미이다, 나는 이 레몬이 서사적 흐름에 어느정도 탑승했고 장마다 인물 여럿의 시점을 효과적으로 변용하고 있는지에 관해 아직은 의구심이 든다, 이 가제본에는 4개의 장이 있었고 화자 두 명의 1인칭 시점으로 이야기를 서술했고, 2002년 언니가 살해되었고 2006년과 2010년에 언니의 동생과 언니의 친구는 살아있으며 언니의 죽음과 살인사건에 대한 미궁을 파헤치는듯 보이는 스토리이다, 플롯은 전형적이고 각 장마다 무엇에 힘을 줄 것인가에 대한 작가의 의도가 다분하게 느껴졌다(나는 소설의 인물이 작가의 꼭두각시 인형처럼 읽히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이 읽힘이 나의 문제일수도 있을텐데 어쨌든 내게 이런 사인은 ‘들켰네’로 이해되는 것이다)

3. 권여선 : 권여선 작가에 대한 애정은 한국 문학 독자에게 검증된 그래서 강력한 기표로 존재한다, 나 역시 <안녕, 주정뱅이>의 봄밤을 너무나 사랑하고 애인에게 들려주고 친구에게 선물하고 제발, 제발, 이것 좀 읽어보라고, 소리 내 읽어봐달라고 애원을 해왔다, 하지만 진짜 레몬이던 가짜 레몬이던 그의 신작 <레몬>은 어떤 하나의 이유와 매력을 찾기는 어려웠다는 말을 남기고 싶다, 질문이 많이 남는다, 전형적인 플롯을 선택했음에도 불구하고 인물들의 행동과 심리마저 어느것 하나 집중하지 못한채 어물쩍 지나가는 것처럼 읽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출판사에서 반토막낸 쪽제본에 문제가 있는걸까요 이번 작품은 아무래도 후배 작가들의 미친듯한 아우라에 조금은 묻히고 조금은 견인되어도 괜찮은걸까요, 뭐라고 부르면 좋을까요 별점으로 깔끔히 정리할까요

4. 너무 큰 기대와 겨우 문학 : ‘아님 말고’의 마음으로 봄밤에는 봄밤을 읽어도 좋을 것이다, 신작에 대한 독자의 기대와 작가의 불안과 출판사의 노동은 서로 다른 파장과 각도로 어긋나기 마련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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