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서평은 출판사를 통해 지원 받은 도서를 읽고 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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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최근 저는 [대역전재판 1&2: 나루호도 류노스케의 모험과 각오]를 플레이하고, 빅토리아 시대에 쓰여졌거나 빅토리아 시대 모습을 일부 반영한 스팀펑크물 등 여러 작품을 직 간접적으로 접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빅토리아 시대에 대한 관심이 더 생겼습니다. 9월 9일 [글담X북드림] 서평 이벤트를 통해 빅토리아 시대와 관련된 전문적 교양서를 알게 되었는데 운 좋게도 이벤트에 당첨되어 이렇게 글을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번에 리뷰할 책인 <빅토리아 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지은이:루스 굿먼/옮긴이:이영래/출판사:북드림>가 나오기 이전에 빅토리아 시대 사람들의 사상과 문화를 다룬 문예사 책인 <빅토리아 시대의 사람들과 사상/지은이:리처드 D. 앨틱/옮긴이:이미애/출판사:아카넷>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책만으로 빅토리아 시대의 세세한 모습을 파악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많았습니다. 실제로 <빅토리아 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를 받고 보니 <빅토리아 시대의 사람들과 사상>과 상호보완이 가능한 책이라는 점이 만족스러웠습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두 책을 비교해보고 싶습니다.
책 내용 살펴보기
이 책의 저자 루스 굿먼은 영국의 사회사, 가정사를 전문으로 연구하는 역사가입니다. 책을 읽다 보면 다른 독자 분들도 그가 단순히 박물관이나 연구시설에서 연구하는 전문학자라기보다는 실제로 빅토리아 시대의 의상을 입거나 제품을 재현해서 사용하는 등 실험정신이 남다른, 엉뚱한 매력을 가진 이야기꾼이라는 것을 아실 수 있을 것입니다.
저자는 1장에서 모든 계층, 연령대, 성별이 겪는 일상을 시작으로 독자들이 과거 사람들의 생활상에 쉽게 접근하고 독자 스스로의 문화와 그들의 문화를 비교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성별에 따른 복식, 미용, 운동 습관, 식사, 교통 시스템과 노동 환경, 양육, 세탁과 가정 의료, 교육 시스템을 비롯해서 여가, 성문화까지 매우 총체적이면서 세세하게 당시 여러 계층과 성별, 연령대의 사람들의 문화를 소개하는 것을 넘어서 직접 비슷한 환경이나 조건을 조성한 체험기를 남기는 저자의 서술 방식은 책의 내용의 신뢰성과 타당성을 높이는 것만이 아니라 알게 모르게 독자들이 과거와 현대의 연속선을 성찰할 수 있게 만든다는 점에서 저는 서평을 쓰는 내내 그에 대해 찬탄을 금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제가 눈여겨 본 것은 제1장 '오한과 함께 시작하는 하루'(p.16~ p.46), 제8장 '교통 시스템과 노동 환경'(p.258~ P.289), 제12장 '교육 시스템'(p.406~ p.435), 제13장 '여가 생활'(p.446~p.511), 16장 '성문화의 내용(p.574~ p.600)'입니다. 다른 장의 내용도 작품을 만들거나 맥락을 이해하기에 도움이 많이 되는 내용이지만 앞서 설명드린 <빅토리아 시대의 사람들과 사상>과 직접적인 내용 대조가 가능하고, 실제 역사적인 복식에 구애받지 않고도 창작물 속에서 응용이 쉽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아쉬움을 뒤로 하고 이번 서평문에서는 그런 부분에 대해서만 언급하도록 하겠습니다.
제1장 '오한과 함께 시작하는 하루'에서는 빅토리아 시대 사람들이 겪은 아침의 한기에 대한 묘사가 두드러집니다. 상류층 하류층 할 것 없이 누구나 오전에는 추위로 벌벌 떨며 시작한 것이 당시 영국의 상황이었다고 합니다. 부유층에서는 벽난로나 쇠살대와 같은 온열도구가 구비되어있지만 이런 도구는 이른 아침이 아니라면 아프거나 초대받은 누군가가 있을 때에만 불을 때는 정도로 사용했다는 설명 부분에서 저는 그들의 열악한 상황과 절약정신을 잘 느꼈습니다.
이런 환경임에도 쉽사리 창문을 열지 못하는 것은 영국에 만연한 대기오염이었고, 그에 대한 대응방식은 상류층과 하류층이 달랐다고 하니까 당시 사람들이 겪은 고충은 상상하기도 어려울 만큼 컸을 것 같네요. 그외 옷냄새에 따라 계급이 구별되고, 당대의 세균 이론과 함께 체취를 줄이기 위해서 사람들이 어떤 위생습관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는지에 대해서 설명한 장인 만큼 1장은 여러 장 중에서도 제일 핵심적인 장이 아닐까 합니다.
이 장의 내용은 <빅토리아 시대의 사람들과 사상>의 제1장 '최장기간의 치세(1837~1901)', 제2장 '빅토리아 시대 사람들'의 내용과 비교하면서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해당 책의 제1장 '최장기간의 치세(1837~1901)'에서는 빅토리아 시대로 묶긴 여러 시간적 구분의 개념에 대해서 다루어지며, 제2장 '빅토리아 시대 사람들'에서는 빅토리아 시대의 구성원인 사람들의 계층별, 성별 간의 특징, 공통점과 차이점에 관해 자세히 설명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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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장 '교통 시스템과 노동 환경'에서는 빅토리아 사람들의 주요 교통수단인 기차와 마차 등 교통 수단과 시스템, 그리고 그들이 겪는 노동환경 등에 대해 다뤄집니다. 당시에도 출근길은 전쟁과 같았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노동을 위한 주거시설과 일터 간의 거리는 매우 중요한 고민거리였다고 하네요. 21세기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그들에게도 돈, 시간, 편의 등은 모두 쉽지 않은 문제였습니다.
부유한 사람들의 말과 마차, 여유있는 사람들을 위한 정기 교통 서비스를 제공하는 최초의 철도 기차와 말이 끄는 합승 마차(옴니버스omnibus) 등의 편이점과 불편요소 등은 다소 더 위험하다는 것이나 교통 시스템에 익숙하지 못해서 헤매는 사람이 많았다는 것을 제외하면 오늘날 버스, 택시, 지하철, 자가용 등과 비슷한 면이 많은 듯 한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도시의 대기오염의 심각도나 당시 업무환경의 어려움 등이 매우 자세히 설명되어 있어서 사회 비판이나 풍자 요소로써 스팀펑크같은 대체 역사물이나 이세계물 등에 일부 반영하기 적절한 자료인 것 같습니다.
제12장 '교육 시스템'에서는 당시 교육환경의 실태와 그것이 어린이와 청소년, 그리고 성인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에 나와있는데 제가 느끼기에는 90년대 초까지의 한국 사회의 체벌 분위기와 유사한 부분이 많아서 현 한국사회에도 많은 시사점을 줄 수 있는 장이었습니다.
제13장 '여가 생활'과 제16장 '성 문화의 내용'은 당시 여성과 남성 간의 여가 생활의 특징, 공통점과 차이점, 두 성별에 대한 사회적 관점의 차이 등이 설명되어 있는 장입니다. 제8장이나 제12장의 내용과 연결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저는 그런 부분을 염두하면서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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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책의 제8장, 제12장, 제13장의 내용은 <빅토리아 시대의 사람들과 사상>의 제7장 '민주주의와 산업, 그리고 문화'와 같이 읽으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두 책의 내용을 비교하신다면 더 상세하게 당시 문화와 노동 환경이 형성된 원인과 변화의 흐름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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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았던 점: 빅토리아 시대의 생활상에 대한 심도 싶은 이해가 가능하다.
저자의 체험담이 흥미롭다.
아쉬었던 점: 내용의 이해를 돕는 삽화가 주로 권말에 부록으로 실려 있다.
이 책 한 권으로는 빅토리아 시대의 생활상 정도만 알 수 있다.
창작자가 세부적인 내용의 사실성에 무게를 둔 작품을 염두해두는 게 아닌 한 이 책의 내용을 기준을 그대로 따라서 창작하는 것은 그다지 권장할 만하지 않을 것 같다.
추천 독자: 빅토리아 시대를 배우거나 빅토리아풍 작품을 창작하려는 모든 사람
참고할 만한 도서 및 게임
<픽윅 클럽 여행기/지은이:찰스 디킨스/옮긴이:허진/출판사:시공사>, <주석 달린 셜록 홈즈 1/지은이:아서 코난 도일/옮긴이:승영조/출판사:현대문학>, <제인 에어/지은이:샬럿 브론테/옮긴이:조애리/출판사:을유문화사>, <작은 아씨들/지은이:루이자 메이 올콧/옮긴이:공보경/출판사:월북>, [대역전재판 1&2: 나루호도 류노스케의 모험과 각오/개발·유통사:캠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