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책이 드디어 나오다니.
녹아내린 뇌에 다시 형태를 갖춰주는 책이다.
한국인에게 욕은 빼놓을 수 없는 일상이다. 그렇다고 이 책이 욕을 권장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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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욕을 권장하기보다, 욕 또한 언어의 한 종류이기에 이왕 쓴다면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자는 쪽이다. 지금 쓰는 욕의 유래와 뜻을 제대로 알고, 욕을 할 때 나와 타인이 어떤 감정과 욕망을 전하려 하는지에 좀 더 집중해보자는, 말하자면 ‘어깨동무’에 가깝다.
어깨동무라니. 캬캬캬. 이 작가 뭐지?
책은 욕의 어원부터 뉘앙스, 실생활에서 어떻게 사용되는지까지 차근차근 풀어낸다. 영화 속 장면을 통해 실제 쓰임을 보여주고, 거기에 그 욕에 상응할 만한 영어 표현까지 붙여놓았다. 캬캬캬.
그런데 영어 욕을 보고 있자니 새삼 느껴진다.
역시 욕은 한국어가 맛이 난다.
하나의 욕을 어원 → 의미와 뉘앙스 → 실제 사용 → 영화 속 사례 → 영어 표현의 순서로 풀어가는데, 이 구성이 독자를 정말 빠르게 책 속으로 끌어들인다. 안 끌릴 재간이 없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욕’이라는, 과하면 불편하고 사실 불편할 수밖에 없는 소재를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게 풀어냈다는 점이다. 이렇게 매력적으로 설명해버리니 넘어가는 책장을 막을 방도역시 없다.
K-콘텐츠가 뜨더니 이제는 K-욕까지 뜬다니.
뭔가 굉장히 매력적이면서도 묘하다.
이런 것까지 유행이 될 수 있구나 싶은데, 또 생각해보면 한국어 욕만큼 감정과 뉘앙스를 찰지게 압축해놓은 말도 드물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