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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da1377님의 서재
  • 부처님 말씀대로 살아보니
  • 토니 페르난도
  • 17,010원 (10%940)
  • 2026-03-20
  • : 11,480

처음 이 책을 펼쳤을 때, 나는 솔직히 약간의 의심을 가지고 있었다. ‘부처님’과 ‘라이프 해크’라니. 깨달음과 생산성 앱이 한 문장 안에 들어가는 이 시대적 조합이 조금은 가벼워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몇 장을 넘기자, 이 책이 단순히 불교를 소비하기 쉽게 포장한 요약본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은 불교를 설명하려 하기보다, 불교를 살아보라고 권한다. 그것도 거창한 수행이 아니라, 오늘 하루를 버티는 방식으로.


저자는 사성제와 팔정도, 무상과 무아 같은 개념을 교과서식으로 정리하지 않는다. 대신 “왜 나는 이렇게 불안한가”, “왜 타인의 말 한마디에 하루가 망가지는가”, “왜 이미 가진 것보다 없는 것에 집착하는가” 같은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그 질문의 밑바닥에 집착이라는 구조가 있음을 차분히 보여준다. 흥미로운 점은, 이 설명이 종교적 확신의 어조로 제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설교가 아니라 제안에 가깝다. “이렇게 바라보면 조금은 덜 괴로울지도 모른다”는 식의, 조심스러운 조언이다. 그 제안이 이 책을 끝까지 잡고 있게 만든다.


책을 읽으며 나는 자꾸 나를 떠올리게 되었다. 좋아하는 일을 한다고 말하면서도, 그 일이 돈이 되지 않을 때 불안해하고, 남들이 정해놓은 길을 따르지 않으면서도 그들의 기준으로 나를 평가받기를 은근히 기대하는 모순된 태도 말이다. 저자는 이런 모순을 정면으로 비판하지 않는다. 대신 묻는다.


“그게 진짜 너야?”


무아(無我)는 거창한 철학 개념처럼 들리지만, 이 책 안에서는 ‘지금 당신이 붙들고 있는 그 이미지가 진짜 당신이 맞는가’라는 질문으로 변환된다. 생각해보면, 우리가 괴로운 이유의 상당 부분은 실제 사건이 아니라, 내가 나에 대해 만들어 놓은 이야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감정에 대한 설명이다. 저자는 감정을 억누르라고 하지 않는다. 다만 감정을 사실로 오인하지 말라고 한다. 화가 난다는 것은 ‘화가 난 상태’일 뿐, ‘내가 옳다’는 증거는 아니라는 것이다. 이 단순한 문장이 묘하게 오래 남았다. 우리는 감정을 근거로 결론을 내리고, 그 결론을 다시 감정으로 강화한다. 그 순환을 끊는 첫걸음이 ‘관찰’이라는 점에서, 이 책은 불교를 심리학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물론 이 책이 깊은 불교 철학을 체계적으로 분석하는 학술서라고 말할 수는 없다. 경전 해석의 엄밀함이나 교리의 역사적 맥락을 기대한다면 다소 가볍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의 목적은 다른 데에 있다.


깨달음을 정의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 하루를 조금 덜 괴롭게 사는 방법을 제안하는 데 있다. 그래서 오히려 솔직하다. 완전한 해답을 약속하지 않는 대신 태도의 전환을 말한다.


읽고 난다고, 삶이 갑자기 평온해진 것은 아니다. 여전히 해야 할 일은 많고, 마음은 자주 흔들린다. 다만, 흔들리는 나를 조금은 떨어져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예전 같으면 ‘왜 나는 이 모양인가’라고 자책했을 순간에, ‘아, 또또또 잘하고 싶은 집착...’라고 중얼거릴 여유가 생겼다. 어쩌면 이것이 이 책이 말하는 작은 해크(hack)일지도 모른다. 거창한 깨달음이 아니라, 한 걸음 물러서는 능력. 잘하지 못하지만, 그래도 해보려고 노력 중이다.


결국 이 책은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세상이 바뀌기를 기다리지 말고, 세상을 해석하는 방식을 바꿔보라고. 성공을 더 쌓기 전에, 이미 쥐고 있는 것을 바라보라고. 그리고 무엇보다, 나를 너무 심각하게 붙들지 말라고.


나는 아직도 돌밭길을 걷고 있지만, 적어도 그 길이 나를 규정하는 전부는 아니라는 사실을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다. 부처님 말씀대로 살아본다는 것은 어쩌면 완벽해지는 것이 아니라, 덜 집착하는 법, 조금은 거리를 두는 법을 배우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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