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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da1377님의 서재
  • 숏폼력 : 숏폼 커머스 시장을 선점하라
  • 윤승진
  • 18,000원 (10%1,000)
  • 2025-11-01
  • : 1,240

 

 

언어는 사라지기도 하고 또 다시 생겨나기도 한다.

마치 인간처럼, 태어났다 사라지고, 어떤 단어는 오래 살고 어떤 단어는 순식간에 흘러간다.

 

그중에서도 요즘 가장 익숙한 말들이 있다.

웹소설계를 완전히 장악한 “회귀력”,

스토리 구성과 감정선을 설계하는 “서사력”,

밈을 잘 살려 쓰는 “밈력”,

임팩트 있는 짤을 만들어내는 능력 “짤력”.

 

분명 들어봤던 단어들이다. 그런데 이런 말들은 또 금세 사라지기도 한다.

유행처럼 번지고, 어느 순간 슬그머니 자취를 감춘다.

 

그런데 이번에는 꽤 당당하게 등장한 단어가 있다.

숏폼력.

책 『숏폼력: 숏폼 커머스 시장을 선점하라』의 제목이기도 한 이 단어는,

요즘 콘텐츠 시장에서 가장 뜨겁다.

 

정의는 단순하다.

숏폼 콘텐츠를 잘 만들어내는 능력.

짧은 영상·짧은 형식 안에 임팩트를 담아내는 역량.

 

언뜻 보면 “짤력”과 비슷하다.

하지만 숏폼력은 짤 하나로 웃기고 끝나는 재치의 영역을 넘어,

짧은 순간 안에 시선·감정·정보·구매 전환까지 끌어내야 한다는 점에서

확실히 다른 무게감을 가지는 듯하다.

 

이 책이 흥미로운 이유는 숏폼을 단순한 “짧은 영상 포맷”으로 설명하지 않는 데 있다.

작가는 숏폼을 하나의 생태계로 본다. 사람이 영상을 보는 순간, AI 알고리즘이 취향을 학습하고, 비슷한 콘텐츠와 상품을 이어붙이며, 결국 발견 → 감정 반응 → 구매까지 이어지는 구조다.

 

그래서 핵심은 ‘숏폼을 제작하는 법’이 아니라 “숏폼으로 사람을 움직이는 설계 능력”이다. 영상의 첫 1초에서 훅(Hook)을 어떻게 줄지, 감정선을 고조시키는 포인트를 어디에 배치할지, 구매 욕구를 노골적으로 자극할지 은근하게 암시할지까지 매우 구체적인 콘텐츠 편성 방법이 설명된다.

 

특히 이 책이 강조하는 마이크로 크리에이터 전략은 인상적이다. 소수의 초대형 인플루언서에 의존하는 방식이 아니라, 다수의 작은 창작자 집단을 확보해 알고리즘에 선택지를 폭발적으로 넓히는 방식이다.

 

단, 여기에는 분명 리스크도 존재한다는 것을 잊으면 안된다. 크리에이터마다 영상 스타일과 전달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브랜드 메시지를 일관되게 유지하며 여러 명을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운영 리소스가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즉, 효과는 크지만 그만큼 치밀한 기획·관리 역량까지 요구되는 전략이다.

 

모두 다 할수있다고 말하지만, 결코 다 하지 못하는 부분이 이 부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또 의문이 남는다.

모든 상품·모든 사람·모든 콘텐츠가 숏폼에 적합할까?

바이럴과 전환을 목표로 한 숏폼력의 시대라는 메시지는 흥미롭지만,

모든 문제를 숏폼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처럼 비치면 그 또한 유행의 함정이 된다.

 

숏폼력은 분명 지금의 시장을 움직이는 힘이라는 건 어쩔수 없는 사실이 만다.

인스타알고리즘 역시 사진이 아니라 릴스 중심으로 바뀌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숏폼력이 전부가 되면 콘텐츠는 소비를 위한 ‘도구’로만 축소되고,

서사 자체의 생명력은 금방 생겼다 사라지는 단어처럼 희미해질 것이다.

 

책은 시대의 방향을 정확하게 짚으면서도,

독자가 스스로 균형을 배워야 한다는 점을 조용히 암시한다…고는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그 메시지는 거의 안 보인다. 캬캬캬

 

숏폼을 하지 않으면 도태되고, 알고리즘을 타지 못하면 끝이라는 위기감이 너무 강해 가끔은 “내가 영상 편집을 못 하면 사회 부적응자인가?”라는 이상한 고민을 하는 분들도 봤다. 그래서 이 책의 결론은 익숙하다.

 

숏폼력의 시대에 살아가되,

그 속에서도 나만의 서사력과 세계관을 지키는 사람이 가장 오래 기억될 거라는 이야기다.

아이러니하게도, 대부분의 현대 자기계발서들이 “혁신적 조언”을 외치면서도 결국 똑같은 결론을 말한다

 

— 남을 따라 하지 말고, 나만의 콘텐츠로 승부하라. 시대가 바뀌어도 늘 돌아오는 말,

 

이름만 바꿔 재출간되는 말. 그러니까 정리하자면 이렇게다

 

: 숏폼력도 좋고 알고리즘도 좋지만, 마지막에 남는 건 결국 나다. 그리고 그 사실을 독자가 스스로 알아내도록 만드는 것이 요즘 자기계발서들의 가장 세련된 장치다.

 

읽고 나면 열심히 노력해야 할 것도 많고, 버려야 할 것도 많고, 어딘가 불안한데… 그럼에도 이상하게 또 의욕이 생긴다. ㅋㅋㅋ

 

이게 바로 콘텐츠다.

콘텐츠는 우리를 위로해주는 척 하면서,

사실은 계속 불안하게 만들고 또 보게 만든다.

재미있어서 멈출 수 없고, 멈추지 못해서 더 피곤하다.

그래서 비극인데… 엔터테인먼트다.

딱 지금 시대스러운 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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