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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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da1377님의 서재
  • 자신을 속이지 않는 공부
  • 박희병 엮음
  • 15,300원 (10%850)
  • 2024-10-18
  • : 3,810

글의 말머리에 마음을 가로채는 단어가 있다.

무용(無用)!!

그리고 이 무용은 실용을 낳았다고 설명했다.

내가 책을 읽는 행위는 나의 일과는 정말로 무용하다.
나를 두고 일이 바쁘지 않아서 그렇다고 비아냥거리는 이도 있지만,
그들은 일이 안바빠도 책을 보지 않는다.

누군가는 돈도 안되는 일을 왜 그렇게 열심히 하냐고 의문을 품지만,
돈이 안되서,
혹은
내가 써먹을 곳이 없어서 내가 더 열심히 하는 것은 아닐까?
(궤변인가?)

이 책은 근 60년 동안 공부를 해온 작가의 책으로,
16년 전에 나온 책의 개정판이다.

너무 오래된 책이 아닐까 하고 사실 걱정했다.
그런데, 400년 전에 사람이 공부에 대해 말한거나,
500년 된 사람이 공부에 대해 말한거나,
지금 21세기를 사는 내 입장에선 둘다 옛성현이므로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이 책이 다시 16년 뒤에 재재개정판이 나온다고 해서
결코 어색하지 않을 것임을 장담한다.

다만, 그 당시 사람들이 한자를 알고 있을까? 하는 생각과
그즈음 되면 한자기 제 2, 아니 제 3외국어 정도가 되어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중략)


이 책은 나의 공부법에 대해 방향도 잡아주고,
현재의 공부법에 대해 비판도 하고
그때 성현의 공부가 얼마나 무용(無用) 했는지를
평온하게 보여준다.

읽다보면 마음이 평온해지고,
읽다보면 무릎을 탁치기도 하고
읽다보면 한자 공부를 하기도 하는 나를 발견한다.😆

그러다 쓰기도 하고...
한글을 쓰다가 한자를 쓰고,
원래 한자는 쓰는게 아니라 그리는 거 아닌가?

한번 그린 한자는 이쁘지 않아 다시 또 그리고 또 그리고...
참 무용(無用)한데 즐거웠다.

나름 한자를 꽤 했던 나지만, 세월을 이기지 못하고 한자를 잘 모르는 나를 느낄 때
‘또 해야해?’라는 생각과
‘야, 한자가 아니라 영어를 해야하지 않니?’ 라는 생각과
영어는 실용이지만, 한자는 무용(無用)이라 한자가 더 좋은거 같아.

라는 어처구니 없는 변명의 근거만 채득한 느낌이지만, 기분은 좋다.

글이 어렵다고 생각할수도 있지만,
왜 이런 책을 읽으면 마음이 평온할까?

솔직히 못알아먹는 부분도 있는데,
시험칠거 아닌데 뭐~ 라는 생각으로 책장을 넘기지만,
어느샌가 알아듣지 못한 부분을 뚫어져라 보고 있는 나를 발견할 때,
‘쓸데없는데 목숨거는 타입이구나’하며 나를 알아가기도 한다.

현실 도피차원에서 이 책은 꽤나 깊이 독자를 빨아당긴다.

원래 필사 안좋아하는데,
팝송 필사에서 시 필사, 이제는 동양철학 필사까지...
필사 안좋아한다고 말할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물론 앞발로 하는 필사가 그렇게 고와보이진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앞발 필사가 나 좀 즐겁다.

즐거우면 끝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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