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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채님의 서재
  • 리부트 시에나 1~4 세트 - 전4권
  • 윤지은
  • 39,600원 (10%2,200)
  • 2017-11-24
  • : 157


 리부트 (Reboot). 다른 말로는 회귀, 라고도 하는 이 단어는 '재시작하다' 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단어이다. 요즘 회귀에 대한 작품이 점점 늘어가고 있는 추세에 따라 이 리부트라는 단어 또한 독자들에게 익숙해지고 있다. 그러나 그 누군가가 그랬던가. 수많은 아류작은 수많은 실패의 시작이라고. 마치 커피 프린스 이후로 한때 여장 남자가 유행을 탔 듯 -물론 지금은 아예 이런 작품이 없다고 할 수 없겠만- 어느 순간부턴가는 이 '회귀'라는 것이 일종의 흥행 보장 수표처럼 거의 모든 작가들이 제 이야기에 덧붙이며 독자들은 리부트 작품을 조금씩 지겨워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현재, 어느 정도의 필력과 매끄럽게 잘 짜여진 플롯이 없다면 회귀라는 설정은 거의 유명무실 해지고 오히려 뻔한 이야기라며 지탄받는 시기가 왔다. 모두가 회귀 작품란에서 조금 새롭고 참신하며 또 독창적인 것을 찾고 있을 때, 한 작품이 눈에 들어온다. '리부트 시에나', 오늘 내가 이야기할 작품이다.


 윤지은, 이란 작가는 내가 처음 접해보는 작가였다. 기실 이것이 첫 출간작이었기에 조금 걱정하는 마음이 없지 않아 있었다. 처녀작치고 선방하는 작가는 드물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요즘 양산되다시피한 회귀물이라기에 기대는 곱게 접어 올렸고, 별 기대감 없이 이야기를 읽어났다. 그냥 가볍게 읽으려 시작한 것이었고, 때문에 필력이라던지 깔끔한 내용 전개라던지 그런 건 기대하지도 않았다. 그리고 생각보다, 이 작품은 꽤나 괜찮은 것의 그것을 가지고 있었다.


 이 책은 후회로 점철된 삶을 살았던 시에나가 어찌된 영문인지 시간을 거슬러 다시 어렸을 적으로 돌아오며 시작한다. 과거의 시에나는 너무나도 순진하였던 탓에 현실의 잔혹함을 알지 못하였으나, 현재의 시에나는 그것을 알고 있었기에 현명하고 똑부러지게 행복하는 모습들이 참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 또, 과거와는 달리 새로운 인연들을 맺어가며 함께 성장하는 그녀의 모습도 상당히 인상 깊었다. 특히 시에나가 다시 카를을 사랑할 지, 아니면 새로운 사람을 만나 또 다른 이야기를 시작할지도 궁금했었다. 물론 초반부터 등장한 카를 덕에 그 의문은 금방 해소되었지만. 어쨌든 제 운명을개척하며 나아가는 시에나의 모습들이 너무 사랑스럽고 또 대견하기도 했던 거 같다.


 사실 솔직하게 이야기 하자면 맨처음에는 카를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아무리 과거라 할지라도 어쨌거나 시에나에게 상처를 준 것을 명백했고, 그로 인해 시에나가 많이 불행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그럴 바엔 차라리 다정하고 자상한 발로어가 더 낫다고 내심 생각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시에나에게 헌신하고 사랑을 비친 카를을 용서할 수 밖에는 없었던 것 같다고 감히 말한다. 물론 몇몇 독자들은 여전히 그가 별로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나는 그에게도 기회는 주어야한다, 라는 생각이었기 때문에 그저 미워하기 보단 내버려 두었고, 그는 시에나의 연인으로써의 역할을 그럭저럭 잘 수행내었기에 나름 나쁘지 않다- 라는 평을 내려주고 싶었다. 솔직히 시에나가 아까우니 카를은 시에나에게 평생 지고 살아야 할 것이다.


 리부트 시에나를 딱 덮고 난 후 느낀 점은 필력이 정말 뛰어난 글이라는 것이다. 물론 중간중간 나로 하여금 화가 나게 만들었던 정말 짜증나는 악조들이 참으로 많았음에도 4권이라는 많은 책이 술술 넘어가게 된 것은 전적으로 작가의 필력 덕인 것 같다. 그러므로 이 작가의 차기작이 기대되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다. 다음 작품은 리부트 시에나보다도 발전한 모습으로 뵈었으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이만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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