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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님의 서재
  • 오뒷세이아
  • 호메로스
  • 22,500원 (10%1,250)
  • 2026-08-10
  • : 94,380
크리스토퍼 놀란의 영화 <오디세이>가 개봉 20일도 안되어 국내에서 700만 관객을 동원하며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워낙 영화를 잘 만드는 감독이고 명배우들의 열연까지 더해져 과연 재미있더군요. 그런데 이정도 흥행이라니,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열기가 신기합니다. 요즘 누굴 만나도 이 주제로 스몰톡을 나누고 있어요. 영화 이야기는 곧 원작으로, 또 그리스 로마 신화로 이어집니다. 덕분에 추억 여행도 하고, 쌓아둔 관련 지식을 자랑하기도 하지요.
영화를 보고 너무 재밌어서 원작 책에도 관심이 생긴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서점가에도 참 많은 버전의 '오딧세이아'가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요, 저는 을유문화사에서 나온 김헌 교수님의 번역본을 읽었습니다. 김헌 교수님의 그리스 로마 신화 책과 방송 강연을 좋아하기도 하고, 또 을유문화사의 이번 표지가 가장 멋있었거든요. 클래식하면서도 강렬한 외관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먼저 나오는 해제를 읽는데 와, 이 책 정말 장난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호메로스가 텔레마코스의 아들일 수도 있다는 흥미로운 가설부터 고대 그리스 서사시의 형태와 읽는 방법, 그리고 이를 토대로 어떻게 우리말로 옮겨 썼는지, 그 과정을 풀어주시는데 교수님의 고뇌가 고스란히 느껴졌어요. 그리고 이 책 하면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그 단어, '횡경막'에 대한 상세한 설명까지. 크게 호흡을 하고 내 몸 안의 횡경막을 느끼면서 《오뒷세이아》속으로 들어갔습니다. 약 700페이지. 다 읽는데 4일이 걸렸어요. 각오는 했지만 역시나 번역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원문 그대로의 어순도 어순이지만 무엇보다 진도를 방해했던 것은 독특한 표현들이었어요. 횡경막, 담즙, 기개 등등... 판타지 신화에 해부학을 접목시킨 듯한 느낌이었죠. 솔직히 어렵고 웃기기도 했습니다. 그럴때마다 해제를 다시 읽으며 마음을 다잡았어요. 현재의 내가 아니라 3천년 전의 청중이 되어 이 고대 서사시를 듣는 것이라고요. 그러다보니 적응이 되어 후반부는 아주 즐거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나는 과연 어떤 횡경막을 가진 사람인걸까 골똘히 생각해보기도 했어요. 영화의 감동과 더불어 잊을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해준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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