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에 눈길이 간 건 순전히 제목 때문이었다. 매일 새벽 눈을 반쯤 감은 채 원피스 대충 훌렁 뒤집어쓰고 수영장으로 향하는 내게 《침대 딛고 다이빙》이란 제목은 너무나도 매력적이었으니까. 그런데 이 책, 수영에 대한 책이 아니라 ‘안 움직여 인간의 유쾌하고 느긋한 미세 운동기’란다. 침대를 딛고 했다는 그 다이빙은 ‘운동 세계로의 다이빙’이었던 것. 시중에 많고 많은 자기계발서가 아닌, 운동하기 싫었던 마음부터 ‘운동할 시간이 없어서’라는 말을 완전히 끊어내게 된 과정까지 담아낸 솔직 담백한 에세이인 것 같아 구미가 확 당겼다. 실은, 살아남기 위해 운동을 해야만 한다는 지점에서 이미 저자와 깊은 동질감을 느끼게 되어버렸다. 읽어야 할 운명인 셈이었다.
저자는 누워서 일할 때 가장 선명한 행복을 느꼈고, 운동할 시간이 없는 게 아니라 운동할 생각이 없는 사람이었다고 한다(난가...?). 산책 삼아 걷는다는 말을 가장 이해할 수 없었고, 운동을 안 하면 뻐근하다는 친구에게 괴리감을 느꼈으며, 누워 있을 수 있는데 앉아 있는 일은 절대로 없었던 사람. 장볼 때 아무리 적게 사더라도 카트는 꼭 끌어야 했고(몸을 기대고 있어야 하니까!) 대중교통은 대중과 함께 찾아오는 고통이라고 표현했던 사람이 바로 저자였다. 대중고통, 아니. 대중교통 싫어하는 건 나랑 똑같다(사람에 치이기 싫어서 차 산 사람, 나야 나...).
그런 저자가 움직여야겠다고 결심한 계기는 건강 때문이었다. 움직이지 않으면 안 될 처지가 된 저자는 운동 찾아 삼만리를 시작한다. 하지만 3개월 등록했던 헬스장은 자꾸 시키려는(?) 트레이너를 피해다니느라 3분의 2는 날리고 말았고, 필라테스는 원데이클래스에 갔다가 5초가 50초같은 경험을 한 뒤로 학을 떼고 그만두었다. 집에서 하는 운동에 재미를 붙여보려고 좋아하는 드라마를 보며 사이클을 타봤지만 그 드라마가 싫어지는 경험을 했으며, 줄 없는 줄넘기는 사서 한번 하자마자 처박템이 되어버렸다고.
이렇게 여러 운동을 짧게 전전하며 맛만 보던 저자는, 수영을 만나 비로소 운동의 즐거움을 깨닫게 된다. 힘주는 걸 못하지 힘빼는 데는 자신있었던 몸이 수영을 배울 때는 탁월한 장점이 되었고, 항상 누워있던 습관이 배영을 배울 때 빛을 발하기도 했던 것! 읽는 동안 저자가 이번에는 그만두지 않고 꾸준히 해내길 응원하게 되었다. 초보반을 넘어 중급반, 상급반으로 진학했다는 부분을 읽으면서는 나도 모르게 감탄사가 터져나왔다. 겨우 레인 하나 넘는 거지만 그게 어떤 기분인지, 어떤 성취감을 주는지 나도 수영을 해서 잘 알기 때문에 더 그랬던 것 같다.
저자는 말한다. 운동을 끔찍하게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아주 소박한 움직임부터 시작해도 괜찮다고. 어느 날 갑자기 운동의 세계에 나를 던져 넣는 게 아니라 운동이라는 존재를 나의 세계로 조금씩 들여와야 하는 거라고. 1분이든 1시간이든 그 하찮은 움직임이 모여 삶이 조금 더 나아질 거라고. 실제로 저자는 운동을 삶에 들여놓고 난 이후로 ‘기꺼이 뛰어들 수 있는 용기’를 갖게 되었다고 한다. 산책조차 이해하지 못했던 저자의 장족의 발전이 아닐 수 없다.
책을 읽으며 느낀 바가 많아, 귀찮다고 자주 하지 않던 스트레칭을 하기 시작했다. 첫날은 스트레칭뿐인데도 온몸이 뻐근하고 아우성을 쳤는데, 3일쯤 지나니 시원하고 생활에도 활력이 생겼다. 이제 겨우 3일이지만 나도 저자처럼 귀차니즘에 지지 않고 꾸준히 매일 움직여야겠다. 수영도 빼먹지 않고 꾸준히 나가야지. 올해보다 내년에, 내년보다 후년에 더 건강해질 나를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