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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스타님의 서재

일의 결과에 상관없이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이 진심으로감사하게 느껴지는 순간, 나는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 닫는다. 보이지 않던 연결에 대한 감각이 살아나는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과 상황에 내가 연결돼 있고, 그 덕분에 시미
의 나라는 사람이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렇 게 감사는 고립된 상태에서 벗어나 나를 충만하고 풍요로운 상태로 이끈다.
어쩌면 감사도 연습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크고 작은 연결고리들을 떠올리면서 나는 사람을 만나면 감사합니다‘
라는 말을 ‘안녕하세요‘라는 인사처럼 쓴다.
거기 당신, 늘 그 자리에 있어주어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우리는 실패한다. 넘어지고 쓰러지고 타인의 평가가 내기대에 털끝만큼도 못 미쳐 어리둥절해한다. 그러나 그때마다 나는 생각한다.
‘어차피 길게 갈 일‘ 이라고. 그리고 끝내 어떤 식으로든잘될 것이라고.
나는 아직 감독의 삶이라는 긴 도정의 초입에 서 있다. 중간 지점에서 성공하거나 실패하거나 넘어지거나 꽃다발을받거나 하는 일들은 어쩌면 크게 중요한 게 아닐지 모른다.
일희일비 전전긍긍하며 휘둘리기보다는 우직하게 걸어서끝끝내 내가 닿고자 하는 지점에 가는 것, 그것이 내겐 소중하다.
어졌다. 무엇 하나 허투루 넘어가지 않았다. 대사 하나하나이잡듯이 바느질하듯이 녹음이 이루어졌다.
보통 ‘노력‘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가능한 한 많은 시간과 자원을 들여서 그 안에서 최선의 결과를 뽑아내는 모습 이 상상된다. 하지만 노력은 그 방향과 방법을 정확히 아는
것으로부터 다른 차원으로 확장될 수 있다. 박찬욱 감독은노력의 방향과 방법을 아는 감독이었고, 노력의 밀도를 높임으로써 모든 작품에 자신만의 인장印章을 새겨넣었다. 물론 〈아가씨 대본 리딩 현장에서 나는 매번 시험 치는 심정이 들어서 어마어마한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지만, 돌아보면 이 과정을 통해 일본어 실력뿐만 아니라 내 노력의 밀도도 갱신할 수 있었다.
그때 나는 우선 운동이라도 열심히 하자고 생각했다. 처음 봤을 때 에너지가 느껴지는 사람들이 있다. 몸에 활력이넘치고 표정도 생생하다. 배우에게 그 첫인상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오디션이 번개 같은 찰나의 순간에 결정된다면,
나는 그 찰나의 순간을 어떻게든 잡아채고 싶었다. 오디션은 삼 분 안에 결정되는 잔혹한 경쟁이지만, 보석은 그 짧은시간에도 스스로 빛을 발한다고 믿었다. 내 몸에 기운과 에너지를 늘 충만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운동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그 막막했던 시절, 헬스클럽만 총 세 군데를 다녔다. 한 군데는 친구 아버지가 하는곳이라 공짜로 이용할 수 있었고, 또 한 군데는 한남동에 저렴한 곳이 있기에 냉큼 등록했다. 그리고 세번째로는 시설좋은 강남 헬스클럽의 평생회원권을 70만 원에 양도받아서수시로 나갔다. 누가 보면 흡사 블록버스터 액션 영화라도준비하는 배우처럼 악착같이 운동했지만, 사실 그 당시 나에게는 딱히 할 일이란 게 없었다. 별일 없으면 자빠져 있지말고 걷기라도 하자는 것이 유일한 나의 생활 신조였다.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위기와 절망 속에 있을 때 많은 이들이 이렇게 말한다. 그 러나 나는 때로 내가 생각하는 최선의 노력이 최선이 아닐수도 있다고 의심한다. 어쩌면 이 상황을 타개할 방법도 모른 채 힘든 시간을 그저 견디고만 있는 것을 노력이라 착각하진 않는지 가늠해본다.
지금 고통받고 있다고 해서 그것이 내가 곧 노력하고 있는 것이라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 혹시 내가 정류장이 아닌곳에서 오지 않을 버스를 기다리는 건 아닌지 수시로 주변을 돌아봐야 한다.
경부고속도로를 지나다가 이런 문장을 보았다.
"기도할 수 있는데 왜 걱정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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