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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은 사람들은 다 알다시피, 이 책은 자유 무역의 부당함을 호소력있게 전달하고 있다.

요즘 FTA 나 쇠고기 협상 때문에 자유 무역에 대한 논의가 활발한 상황에서 이 책은 많은 시사를 준다.

그러나 이 책에는 두 가지 문제가 있다.

하나는, 보호주의를 하면 반드시 경제가 성장할 것처럼 말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보호주의와 개발 독재를 구분하지 않는 것이다. 과거 박정희 시대에  민주화 운동을 했던 사람들이 이 책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할까 하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의문은 보호주의의 의미 즉 보호의 수준을 어떻게 정하느냐 하는 것과 관계된 것 같다. 경제학에 문외한인 사람이 여기에 무슨 의견을 달만한 처지가 아닌 것은 분명하다.

마지막으로 또 하나, 경제 성장에 방해되지 않는 부정부패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부정부패를 빌미삼아 남의 내정에 간섭 말라고 하는 것이다. 이것은 좋은 의미로 생각하면 이라크의 부정부패를 빌미삼아 침략한 미국을 비난한 것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서민의 상식으로는 불편한 이야기이다. 아무리 경제 성장이 많이 된다 한들, 그 부가 일부에게만 독점된다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하는 의문이 들 법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장하준이 나쁜 사마리아인들인 부자 나라가 부당하게 무역을 개방하라는 강요나 심하게는 침략까지 일삼는 독선에 대해 경종을 울리는 점은 신선하지만, 경제 성장을 제일의 가치로 내세우는 것처럼 보이는 부분에 대해서는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정직해서 가난한 삶, 평등해서 가난한 삶은 어떤 가치가 있는 것인지...

참, 하나 더, 나쁜 사마리아인들이라는 제목, 성경에 나오는 선한 사마리아인 비유는 당시 나쁘게 평하던 사마리아인 중에 율법학자보다 더 이웃을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뜻인 것 같고, 그것은 집단 사고의 오류를 지적하는 면도 있는 것 같은데, 왜 다시 그 사마리아인들을 나쁜 걸로 몰았는지 납득이 안 간다. 사마리아 사람들 참 억울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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