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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로 생각잡기>는 <생각없는 일기, 백날해도 소용없다>에 이어 나온 책인 모양이다. 생각의 기술 논술의 기술 시리즈 세 권도 읽었으니, 우연찮게도 고차적 사고력 센터에서 나온 책을 모두 읽은 셈이다.

이리저리 둘러보니, 고차적 사고는 미국에서 critical thinking이라고 하는 용어를 우리말로 옮기면서 의역한 것 같다. 요즘 통합교과논술을 이야기하면서 비판적 사고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같은 말을 굳이 왜 다르게 표현했는지 모르겠다. 고차적 사고라는 번역어가 먼저 나왔는데, 다른 쪽에서 비판적 사고라는 말을 새로 쓴 건지, 아님 그 반대인 건지 모르겠다.

<일기로 생각잡기>는 전편 <생각없는 일기...>에서 다루었던 내용을 좀더 구체적으로 만화를 곁들여 표현해줘서 한결 이해하기 쉬웠다. 일기 예시도 전편에서는 초등 1,2학년 정도의 글이었는데, 여기서는 중학년 이상의 일기를 들어주어 실제 활용할 때 더 편리해 보인다. 구성도 훨씬 체계적이어서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다만 몇 군데 옥의 티랄까 눈에 걸리는 데가 있다.

6쪽의 ‘씽크 오거나이저’라는 용어가 나오는데, 왜 그렇게 썼는지 모르겠다. 우리말로 풀어서 표현해주면 좋겠다. 16쪽에 삼촌이 “푸하하하, 뭘 쓸지 알려 줬는데도 못 쓰냐?”하는 말도 이해가 안 간다. 앞쪽에서 글감 찾는 방법을 일러주기는 했지만, 정작 글감을 찾은 건 또리인데, 왜 알려줬다고 할까? 알려줘서도 안 되지만, 알려준 것도 아닌데 말이다.

21쪽에 생각을 정리하는 방법에서, 깨달은 점, 느낀 점, 잘한 점, 잘못한 점 순서로 되어있는데, 느낀 점, 잘한 점, 잘못한 점, 깨달은 점의 순서가 맞지 않을까 생각했다. 게다가 잘한 점, 잘못한 점이라는 표현은 지나치게 판단 중심적 표현이라 다른 표현이 더 좋을 것 같다. 생각인데, 잘 잘못이라고 평가해야 하나 싶다. 30쪽에서도 “생각하는 방법을 배워야 올바른 생각을 할 수 있지” 했는데, 올바르다는 말이 적절한 말일까?

42쪽 예 들기에서 메기를 잡고 환경 보호를 위해 놓아준다는 예에는 다른 의견이 많을 것 같다. 120쪽 숨은 전제 찾기는 좀 어렵다. 숨어 있는 생각에는 숨어 있는 전제도 있을 수 있고, 숨어 있는 결론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비판적 사고의 8요소 내지 9요소(8요소에 맥락 추가) 중에 있는 함축은 숨어 있는 결론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가장 궁금한 것은 24쪽 생각 공장에 나와 있는, 창의, 분석, 논리, 배려에 나와있는 생각 기술(사고 기술-생각과 사고를 혼용하는 것도 문제라면 문제이다)의 순서가 책의 34쪽 이하 도표 설명에서는 다르게 되어 있다는 점이다. 도표 설명에 나와 있는 순서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궁금하다.

마지막으로는 교재가 누구를 대상으로 씌어진 것인지 조금 혼란스러웠다. 책 겉모습은 어린이용 같은데, 책에 나오는 용어들은 어린이용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어려운 것 같아서 어린이들이 직접 활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부모가 읽고 도와주어야 할 것 같다.

이런 모든 의문점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활용 가치는 매우 높다고 생각한다. 현재 논술로 입시를 치르는 대학이 많고, 그래서 입시에 닥쳐서 또 입시를 위해서 모두 딱딱한 책을 통해서만 논술 기량을 기르고 있어 비판적 사고가 실제 생활과 분리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비판적 사고는 실제 생활에서 익히고 활용되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일기라는 매개체를 통해 실제 생활에서 일어나는 일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반성하는 일은 살아있는 비판력을 키우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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