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미래가 장밋빛이 되려면
-<세계미래보고서 2019>, 박영숙 제롬 글렌, 비즈니스북스-
이 책 제목을 처음 봤을 때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아서 찾아보니, 비슷한 제목이 참 많다. 유엔미래보고서 시리즈(유엔미래보고서 2025, 2030, 2040, 2050)도 있고, 세계미래보고서(세계미래보고서 2030-2050, 2045, 2050, 2055, 그리고 2018, 2019)도 있다. 이렇게 포괄적인 제목은 아니지만, 2030 시리즈도 있다. 에너지 혁명 2030, 인공지능 혁명 2030, 일자리 혁명 2030, 주거혁명 2030 등, 물론 이런 시리즈 물 아닌 책도 두 권 있다. 미래는 어떻게 변해 가는가, 메이커의 시대. 물론 저자에는 박영숙이 꼭 들어간다. 출판도 비즈니스북스 아니면 교보문고다.
내가 본 책이 세계미래보고서 시리즈 물이어서 이 시리즈의 2018 외 다른 책도 목차를 봤다. 절판된 것도 많지만 인터넷서점에 목차는 남아있다. 조금씩 다르긴 한데 마지막 7장은 거의 똑같다. 물론 목차만 본 것이라 내용도 완전히 똑같은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그래도 2018의 미래와 2019의 미래가 얼마나 다를까 싶다. 설사 2050이라 하더라도 출판년도가 2016이니, 2018년도에 나온 세계미래보고서 2019 내용보다 새로울 것 같지는 않다.
왜 이런 식으로 책을 내는지 궁금한 것은 뒤로 미루고, 책을 읽는다. 인문학이 대체로 미래에 대해 비관적 전망을 하는 편이라면, 기술은 낙관적 전망을 하는 편이다. 이 책도 역시 낙관적 전망으로 가득 차 있다. 여러 현실적 장애와 난관을 새로운 기술로 거의 다 해결되는 것 같다. 인공지능 파트에서만 일자리 감소를 염려하고 있다.
어쨌거나 이 책에 담긴 정보에는 소시민이 알기 어려운 첨단 기술이 많다. 그래도 이 책에서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것처럼 말하는 과제들이 기술로 해결될 수 있는지는 의문이 생긴다. 예를 들어, 인구와 자원의 균형을 이루기 위해 더 스마트한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고 하는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 에너지 부족 문제를 재생 에너지로 해결하자는 주장도 아직은 너무 이상적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기술 개발을 소홀히 할 수는 없다는 것이 딜레마다. 기술 개발과 자원의 배분과 같은 정치적 문제를 함께 논의할 시민이 더 절실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