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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이 궁금해서 책을 펼쳐들었더니 인문학의 매력에 빠져 버렸어요.
안녕하세요, 로렌입니다.
이번에 소개할 책은 『와인 인문학: 프랑스 편』입니다.
이탈리아 편에 이어 프랑스 편은 2권이네요.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을까 두근두근 기대감이 일었습니다. 배영달 저자님이 프랑스어를 전공하시고 파리 4대학교에서 초빙 교수를 지내신 분이에요. 한국프랑스학회회장, 한국프랑스문화학회장을 역임한 분이시라 그런지 프랑스 관련한 지식이 해박하시네요.
『와인 인문학: 프랑스 1』은 프로방스, 론 지역으로 시작합니다. 가장 유명한 보르도나 브루고뉴 지방이 아니고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지역을 왜 먼저 소개할까 궁금증이 생겼어요. 신기하게도 저는 프로방스 지역과 로제 와인을 좋아하기에 '저자님 정말 내 취향이다!'라고 생각했죠. 오히려 좋아!
프로방스를 프로방스답게 만드는 것은 무엇보다 햇빛이 아닐까. 1편 P. 20
와인 좋아하는 분들을 알 거예요. 음료로서 와인을 시작하게 되면 와인 주변에 있는 게 하나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해요. 와인을 만드는 이들의 철학, 와이너리의 역사와 포도품종의 변화, 지역색과 주변 환경을 보다 보면 역사까지 찾아보게 돼요. 『와인 인문학: 프랑스 편』은 이런 독자들의 방대한 지식의 갈증을 완벽하게 채워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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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에 3-4개의 지역만 담겨 있는 이유는 깊이 있는 인문학 이야기가 펼쳐지기 때문이에요. 프랑스의 주요 와인 생산지 하나하나 정성스레 소개해 줍니다. 아름다운 건축물부터 지역과 관련된 예술가와 작품, 역사를 톺아보며 현재까지의 변화를 되짚어보기도 하고요. 와인과 조금 거리가 있는 이야긴가 싶다가도 결국 이 모든 게 이곳 와인과 얽혀 있습니다.
샤토 라코스트가 더욱 특별하게 된 것은 오랜 기간 동안 꿈꾸어 온 예술과 건축에 대한 맥킬런 가족의 열정과 비전 덕분이다. 그들은 뛰어난 예술가와 건축가들이 아름다운 프로방스 풍경과 포도원을 존중하면서 작품을 설치할 수 있도록 온갖 상상력을 발위했다. 1편 P. 68
샤토 라코스트의 이야기가 굉장히 인상 깊었어요. 아일랜드인인 마라 맥컬리는 엑상프로방스에 있는 40년 넘은 포도원과 주변 부지를 매입합니다. 그리고 세계적인 프랑스 건축가 장 누벨에게 와인셀러 설계를 맡기고 전 세계의 예술가들에게 포도원에 둘 예술품을 의뢰해요. 와인을 만드는 대서 그치지 않고 와인을 만드는 공간을 현대와 과거가 조화를 이루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감탄이 터져 나왔습니다. 또 타국에 와서 애정 하는 곳에 엄청나게 투자할 수 있는 재력과 안목도 부러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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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모양이 독특하고 섬세한 맛의 도멘 오트 로제 와인이 책에 실려 있어 매우 반가웠습니다. 영화 <다운사이징>에 나온 와인으로 여름날 시원하게 마셨던게 기억났거든요. 그러면서 '인문학'을 꽤나 좁은 범위로 한정했던 저를 깨달았어요. 와인은 와인 하나로만 존재할 수 없습니다. 신이 내린 자연환경에 인간의 노력과 애정이 오랜 시간 더해져야 만들어질 수 있는 게 와인인데 말이죠. 긴 시간 지속해온 와인인 만큼 매력의 깊이도 깊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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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인들은 '알프스 너머의 갈리아 지방'을 '프로윙키아 로마나(Province romana, 로마의 속주)'라고 불렀는데, 이는 바로 오늘날 프로방스Provence라는 명칭의 유래가 되었다. 1편 P. 34
『와인 인문학: 프랑스 편』 읽고 나면 프랑스 구석구석을 여행한 느낌이에요. 프랑스 남부 지중해 바람을 맞으며 시작한 여행은 남서쪽을 돌아 동쪽 내륙 부르고뉴에서 끝이 납니다. 작가님이 별도로 밝히시진 않았지만 제가 추측하건대 프랑스 편을 프로방스로 시작한 이유는 이탈리아 편과 연결하여 로마의 영향을 받은 지역으로 순서를 짜신 게 아닌가 합니다. 와인숍에서 접하지 못한 다양한 포도품종과 개성이 가득한 와이너리가 책에 많았어요. 그리고 수많은 철학가, 예술가, 과학자를 배출한 프랑스의 문화 저력도 다시금 느낄 수 있었습니다. 파리 올림픽 개막식에서 보여준 자부심의 뿌리가 여기에 있나 봅니다.
모엣 가문의 저택은 샴페인이란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기쁨과 즐거움을 나누는 파티의 필수 음료인 동시에 환대를 더욱 빛나게 하는 것임을 직접 보여주었다. 1편 P. 245
작가님이 와인 인문학 다음 편으로 스페인 편을 준비하고 계신다네요. 하루빨리 읽고 싶네요. 독자님들도 와인이 주는 풍요로움과 품고 있는 많은 이야기를 함께 즐기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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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릿에서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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