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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간비행
  •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 9,000원 (10%500)
  • 2018-06-29
  • : 9,358

이 책의 저자는 <어린 왕자> 소설로 유명한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입니다. <야간비행> 은 그의 자전적 소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는 항공사에 취직을 해서 항공기를 운항한 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는 스페인 내전 당시에 특파원이었고, 제2차 세계 대전에 공군 조종사로 참전했습니다. 1944년 그는 혼자 비행을 떠나 행방불명이 됩니다. 숙달된 조종사가 아니어서 항공기 조종을 금지 당한 적도 있었지만, 그는 계속 비행하기를 원했고, 그의 마지막도 비행과 함께 한 순간이었습니다. 



생텍쥐페리는 왜 비행을 그만둘 수 없었을까요? 만약, 그가 항공기 조종을 하지 말라는 경고를 받아 들었다면 오래 살면서 좋은 작품을 쓸 수 있었을텐데 아쉬움이 큽니다. 이 책을 통해 그가 왜 비행을 그만둘 수 없었는지 알 수 있을까요?



이 책의 주인공은 사실 조종사가 아닙니다. 전 항공 노선을 총관하는 책임자인 라비에르입니다. 그는 항공 우편물이 늦지 않게 도착지에 배달될 수 있도록 항공기 점검, 수리, 운항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냉정한 성격이면서 원칙을 준수합니다. 조그만 실수도 원칙에 입각하여 처벌하고, 조종사가 야간비행에서 두려움을 느끼지 않도록 관리합니다. 



"어떤 이유로든 출발 시간을 지키지 못하면 무조건 벌을 주는 것은 부당한 일이었지만, 모든 기항지에서 정시 출발을 하도록 긴강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었다. 그는 이런 의지를 창출해냈다. 날씨가 나쁜 날을 쉬는 날로 여기고 좋아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아서 리비에르의 직원들은 조마조마해하며 날씨가 개기를 기다렸고, 이륙이 지연되는 것을 말단 잡엽부들까지도 수치스럽게 여겼다." (P.35)



"라비에르는 생각했다. '내가 이토록 매정하게 해고하는 것은 그가 아니다. 어쩌면 그에겐 책임이 없을지도 모르지만, 잘못은 그를 통해 빚어졌으므로 나는 그 잘못을 해고하는 것이다.' " (P.59)




이 책은 파타고니아, 칠레, 파라과이를 출발한 세 대의 우편기가 부에노스아이레스를 향해 돌아오고 있는 상황으로 시작합니다. 

당시에 야간비행은 매우 위험했다고 합니다. 아무 것도 안 보이는 어둠 속에서 오로지 무선과 나침반에 의지해서 앞으로 나아가야 했습니다. 잘 가고 있는지 알기 위해서 목적지로 가는 중간에 있는 도시의 불빛에 의존해야 했습니다. 만약, 난류를 만나거나 태풍을 만나 경로를 벗어나면 바다로 갈수도 있고, 잘못하면 연료가 떨어질 때까지 방황하다가 행방불명될 가능성도 있었습니다. 

낭만적인 비행일 수도 있지만,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몇 시간 동안 어둠 속에서 엔진 소리만 들으면서 조종간을 붙들고 가야 하는데, 저는 낭만을 느끼기 보다는 무서웠을거 같아요. 물론, 목적지에 가까워 지면서 보이는 불빛과 어둠속에서 빛나는 별들의 아름다움에 빠질 수도 있겠지만, 그건 한순간일 뿐 바로 두려움이 엄습 할거 같습니다. 

이런 두려움을 극복하고, 매번 어둠의 심연 속으로 나아가는 조종사의 용기를 존경합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공항에 항공기들이 하나씩 도착하지만, 파타고니아에서 출발한 항공기가 늦어집니다. 저자는 공항에서 대기하고 있는 관계자들과 항공노선을 점검하고 있던 라비에르가 있던 사무실내 회사 직원들, 그리고 조종사의 아내까지 기다리는 사람들을 담담하게 표현합니다. 안타까움이 점차 절망으로 변해가는 순간,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면 기적이 일어날거라는 희망을 품고 책장을 넘깁니다. 



생텍쥐페리는 어떠한 역경이 있어도 비행은 계속 되어야 하고, 용기있는 자들이 새로운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을 했을까요?

그리고, 자기도 그걸 실천하고 싶었을까요? <야간비행>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책임감이 그가 항공기에 오르면서 느끼는 감정이었을까요? 

우리는 오로지 그가 쓴 소설만으로 그를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2025.07.10 Ex. Libris. HJK




비행기 아래로 보이는 언덕들은 벌써 황금빛 노을 속에 골마다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었다.-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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