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가 눈뜰 때

• 호랑이가 눈뜰 때
• 이윤하
• 2023-05-30

소설 <호랑이가 눈뜰 때>는 주인공 세빈이 살던 땅과 가족에서 부터 시작한다. 결국 가족에서 시작해서 나를 찾아가는 이야기. 진정한 나를 찾기 위해선 필연적으로 가족을 떠나야만 한다. 13세 세빈은 우주군에 합격하며 고향을 떠나 우주선을 타게되고 그 안에서 상상도 못했던 모험이 펼쳐진다.

이 이야기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부분은 다양성이다. 인간뿐 아니라 다양한 초자연인들(용, 천인, 여우, 고블린 등), 수어를 쓰는 장교, 여성, 남성 그리고 논바이너리 역시 SF는 멋진 은유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일반적이 우주전쟁을 다룬 이야기에서 적군을 공격하고 우수수 쓰러트리는 장면이 배경처럼 흔하게 등장한다면 13세 청소년이 주인공인 이 이야기는 다르다. 세빈은 생각한다. ‘더 적게 죽을 수록 좋아.’ 적을 가능한 다치지 않게 밀어내기. 그 것이 세빈의 목표이기도 하다. 적은 실존하는 적군 뿐 아니라 자기 자신 안에도 있다. 세빈의 나이엔 어른들이 옳다고 하는 일에 의문을 갖기 쉽지 않다. 설령 갖는다 하더라도 과연 내 생각이 맞을지, 옳은 일일지 끊임없이 스스로를 의심하게 되지만 결국 내가 옳다고 느끼는 일을 해내고야 만다(맞다, 어른들에게도 무지 어려운일!).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천개의 세계 시리즈의 첫 작품인 <드래곤 펄>(사계절)과 출판사가 달라서 인지 같이 묶어서 홍보가 안된다는 점이다(자그만치 구미호 민이 주인공이다!). 민과 준, 환 선장의 과거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그리고 앞으로 이 시리즈를 계속해서 따라 읽을 예정이라면 꼭 드래곤 펄도 함께 읽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