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려요 부엌]

제목에서 예상되듯이 그림책 안에 동그란 회전장치가 숨어있어 독자가 회전장치를 돌려가며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어보는 일종의 놀이책입니다.

오랜만에 집에 내려온 20대 딸아이들이 이 책을 보고 난리가 났어요.
"우리는 읽어줄 아가가 없는데 웬 아기 그림책이에요?" 하길래 그 앞에서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같이 봤어요.
책을 보며 예쁘다, 그림도 색감도 다 예쁘다고.
그런데 저는 보았습니다.
아이들의 흔들리는 눈동자를.
아니 이걸 어떻게 아가한테 읽어줘? 이런 책은 어떻게 읽어주어야해? 아무 이야기도 없는데?
20대 너희들이 보이는 지금 그 반응이
바로 양육자들이 아기 그림책 만나면 처음 느끼는 감정일거 같은데.
그냥 장난감처럼 돌려도 보고, 예쁜 그림 보고 아기랑 같이 즐기면 되는거지. 했답니다.
그림책 읽어주는 적기가 있을까요?
아기가 태어나 안아주며 시선도 맞추고 양육자의 목소리를 들으며 편안함과 사랑을 느끼는 때가 적기이지요.
앉을 수 있을 때부터는 진짜 놀이감으로서도 책과 친해질 수 있는 시기의 시작같아요.
색깔도 알아보고, 이제 점점 사물에 관심도 보이고 말귀를 알아먹기 시작하는 6개월즘 이후부터는 세상 만사 호기심도 커지고 주위의 물건들에 이름에도 관심 가지고 양육자가 손가락으로 짚어주는 것에 집중도 잘하지요.
돌이후부터는 세상 만사, 자기 몸을 스스로 이끌고 만지고 탐험하는 그 세계 자체 모든 것이 신기하고 재미있고 놀이터가 되어요.

이 시리즈는 총 4권인데 아기를 둘러싼 일상의 풍경, 물건들 이야기가 잔뜩 담겨 있답니다.

아이가 만지고 구겨도 튼튼하게, 또 이맘때 아기들은 일단 물고 뜯고 맛보고 싶어하지요.
구강기 아이들에겐 이 또한 세상을 배우는 과정이거든요.
책이란 개념도 아직 없기에 신기하고 재미난 물건, 장난감처럼 대하지요.
그런 부분에 있어서도 안전하게 모서리 둥글게, 한 장 한 장 두껍게 하드보드로 튼튼하게 만들었어요.

<돌려요 부엌>은 아기들에게 신기한 탐험의 공간, 양육자의 일상 공간 부엌의 여러가지 풍경과 모습을 보여줍니다.
아기들에게 부엌은 참 신기한 공간이지요. 여러가지 소리도 나고 다양한 물건도 있고, 맛난 것들도 많고요. 이 공간에서 아기들이 양육자와 함께 즐길 수 있는 것들을 담아내었습니다.
냄비 안에는 무엇이 있을까?
아앗? 말???
히히잉 히히잉 다그닥 다그닥 달리는 말??
아니아니...
그럼 또 뭐가 있을까?
돌려볼까???

돌리고 돌렸더니 아앗?
이번엔 갈퀴?
땅을 싸악 싸악 싹 긁어내는 갈퀴??
아니 아니!!

우리 아가 좋아하는 마카로니가 들었지!!
냄비 안에 우리 아가 좋아하는
오동통 마카로니가 보글보글 끓고 있네.
귀엽고 오동통한 아기 손가락 대고 빙글 빙글 돌리면 얼마나 귀여울까요?
밝고 선명한 색상과 귀여운 그림체,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아이와 함께 다양한 어조로 읽어보며 재미나게 회전판을 돌리고 바뀐 그림에 감탄사도 넣어보고
아기는 매순간 매순간 경험하고 보고 듣고 자랍니다.
이런 책놀이를 통해 단순한 어휘만을 익히는 것이 아니라 아기는 양육자의 어조도, 표정도, 그 분위기도 함께 하는 것이지요.
밝고 즐겁고 환한 양육자와 함께하는 그 날의 순간들을요.

*네이버카페 제이그림책포럼 서평이벤트에 응모, 도서만을 제공받아 솔직한 감상을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