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자마자 우와아아! 하는 소리가 나는 사진입니다.
진기명기인가? 싶은 이 사진은 1937년 3월, 자전거를 타고 도쿄 거리를 달리는 자전거 배달원(데마에)를 찍은 사진입니다. (컬러링만 입힌 거예요.)
이 분들의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이 있습니다. 책장을 넘기자마자 그옛날 일본 어드메즘으로 훅 들어간 기분을 느끼게 합니다.

교 매클리어 글 작가와 그레이시 장 그림 작가의 작품입니다.
2025년 칼데콧 명예상 수상작이기도 합니다.

책커버를 펼치면 길거리에서 사람들의 경탄을 자아내는, 아이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고 있는 자전거 배달원(데마에)가 보입니다.
거리의 풍경이 간판이며 건물 형태며 오래전 시대물 배경같지요.

책장을 넘기면 만날 수 있는 아이들의 모습.
뭘 그리 넋을 놓고 보나 했더니, 왜 아니 그러겠어요?
눈앞에 저 분.

아이들 집앞에는 오래된 메밀국숫집이 있어서
날마다 메밀가루로 국수를 뽑아냅니다.
우와, 저 면 뽑아내고, 삶아내고.
칼로 썰어내는 도삭면인가요?
저렇게 두 분이며 콤비를 이루어 메밀 국수를 만들어내면

아침햇살에 분주히 살아움직이는 도시에는 진기명기 쇼가 펼쳐집니다.

때론 동종업계 배달원은 누가 가장 높고 멋진 탑을 쌓을 수 있는지 겨루기도 하고요.

그들을 바라보는 아이들의 표정은?
놀라움과 감탄과 존경의 눈빛으로 가득찹니다.

멋져보이고 대단해보이는 건 다 따라해보고 싶고 해보고 싶은 것 또한 인지상정
아이들은 자전거를 끄집어내어 쟁반과 그릇을 겹쳐 놓고
덜거덕거리고, 흔들거리고, 덜컹거리고...

해도 기울어 햇살이 힘을 잃어가는데도
배달원들은 여전히 분주합니다.
배고픈 고객들이 기다리고 있거든요.

그들의 수고가 있어 화목한 이 풍경이 완성되는 거지요.
교 맥클리어 글 작가와 그레이시 장 작가는 하루라는 시간에 국수 배달원의 일과를 따스하게 보여줍니다.
책 읽는 독자도 작가의 인도에 따라 그림책 속 풍경으로 들어가 자전거 배달원의 모습을 보며 감탄하기도 하고
시간 흐름에 따른 거리 풍경과 사람들의 일상에 지나간 과거로 돌아가기도 합니다.
거리의 간판이나 풍경이 우리나라와 달라도 그 속의 사람들 감정이나 삶의 풍경은 다 비슷비슷하거든요.

그리고 마지막에 작은 반전???
국수 배달원의 정체까지 알고 나면 다시 한번 그림책의 맨앞장으로 되돌아가 읽게 됩니다.
그러면 또 같은 풍경이 다르게 보입니다.
아이들의 표정도, 행동도 말이지요.
그 부분은 직접 확인해보세요.
저는 이 책을 보며 우리나라의 생활의 달인들이 생각나더라고요.
예전에 봤던 남대문, 동대문 시장에 짐꾼들, 지게에 엄청난 짐을 실고 종횡무진 복잡한 시장 골목을 누비시던 달인들, 돌솥비빔밥이며 갈치조림이며 쟁반에 놓고 층층이 쌓아 쟁반배달을 하시던 아주머니도요.

일본엔 자전거를 탄 국수 장인이 있으시다면 우리나라엔 쟁반 배달의 장인 아주머니가 계시는군요.
그들의 수고가, 흘린 땀방울이 그 가정의 쌀이 되고 옷이 되고 책이 되어 그 가정을 지켰겠지요.
이 분들 덕에 맛난 음식도 먹고 생활의 에너지도 전달받았습니다.
사실 교 매클리어 글 작가와 그레이시 장 작가의 협업 작품은 이번이 두 번째 책인데 첫번째 책은 일본 온천욕을 배경으로 한 책이라 쉽게 번역이 될런지 싶습니다. <자전거를 탄 국수> 작품이 넘 맘에 들어 두 작가가 합을 이루어 또 다른 작업을 해주길 기대해봅니다.
2025년 칼데콧 명예상 수상작이기도 합니다.
*네이버카페 제이그림책포럼 서평이벤트 참여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