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등하교 시간이 되면 집앞 작은 도로가 떠들썩해집니다.
저희 집은 초등학교 바로 옆이거든요.
3월 한 달은 학교적응기간이라 등학교 시간에 아이들 손을 잡은 학부모님들도 종종 보였는데, 이제는 친구들끼리 오며가며 두런두런 이야기도 나누고 장난도 치고 과자도 나누어 먹고 활기찹니다. 딱 길 위에 그 아이들 모습을 담은 그림책을 만났습니다.
<내 마음 ㅅㅅㅎ>,<내 친구 ㅇㅅㅎ> 등 기발한 아이디어를 담아낸 그림책으로 어린이와 어른 독자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은 김지영 작가의 신작입니다.
이번엔 어떤 이야기로, 어떤 이미지로 만나게 될까 기대하게 만드는 작가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에도, 책장을 넘기는 동안 키득키득거리며 보았습니다.

이야기는 단순하게 딱 한 문장으로 시작됩니다.
"나는 오늘부터 혼자 학교에 가기로 했다."

하지만, 양육자들은 알지요.
갑자기 장르가 후욱 변하는 걸.
아고 저 녀석, 진짜 잘 할 수 있을까? 몇 번이나 가르쳐주긴 했는데 혼자 잘 다닐 수 있겠지. 불안불안하기도 하고.
언제 클까 싶었는데 갑자기 쑥 커버린 것도 같고.
학교 가는 길.
그냥 한길로 쭉~~~ 가면 된다고 하니...안심??? 할 수 있을까요?

한길로 쭈욱 가면 되는데....
길이 1개니까 그냥 가면 되는데, 음, 저 길 끝 무언가 ㅇㅅㅎ.

길은 갑자기 2줄이? 되는 듯 하고.
끄부기 1명에서 끄붕이 추가 +1명 하여 2명이 되었어요.
우리의 끄~~ 친구들은 지름길을 향해 갑니다.
그리고, 이상하고도 신기한 학교 가는 길이 시작되었지요.

참 이상하지요?
엄마는 분명 한줄로 쭈욱 가면 된다고 했는데...
분명 끄붕이는 지름길이라는데
갑자기 어두운 동굴이 나타나지 않나, 밟으면 터진다니!!!
폭탄 지뢰밭 길을 통통통 튀어서 건너고 나니 헉헉헉, 높다란 계단길까지.
끄부기와 끄붕이 등교길을 따라가다보면
장면 속에 담겨있는 다른 아이들 표정도 말도 재미있어서 이 친구는 아까 어디 있었지? 하고 책장의 앞뒤를 찾아보게 됩니다.

1개에서 2개, 4개, 8개, 16개, 32개......
지름길로 간다더니 요 녀석들의 등교길은 자꾸 자꾸 늘어납니다.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2의 배수들.
1학년 친구들이 이 숫자 놀이 재미를 알려나...갑자기 수학그림책이 되기도 하고요.

아니 또 여긴 어디랍니까?
숫자는 훌쩍 커져 128개 줄로 만들어진 이 곳은??
알것도 같고 모를 것도 같은...신기하고 요상한 지름길에서 만난 곳이라지요.

네? 길이 1024개라고요?
과연 끄부기는 학교에 갈 수 있을까요?
지름길로 간다면서 자꾸 이리저리 늘어나는 낯설고도 이상한 길에
아이들과 우리동네 지도그리기 에서 이런 상상의 세계 연결해서 생각해봐도 재미있겠다 싶어요.
무엇보다 페이지, 페이지마다 아이들의 표정과 말이 살아있어서 재미가 2배가 되었습니다.
내년 입학 시즌, 3월 한달 또 친구들과 함께 읽어보자고 권할 재미난 그림책이 한 권 더 늘어났습니다.
아이가 학교에 잘 적응할까, 친구는 잘 사귈까 이런 저런 불안감에 양육자가 휩싸이지 않도록 말이지요.
이렇게 아이들의 세계는 신기함과 재미, 모험심으로 가득찬 세계라고
그 세계를 친구들과 함께 재미있게 잘 나아갈거라고 말이지요.
사실 입학 시즌에 불안감과 초조함은 당사자인 아이들보다 양육자가 더 클 때가 많거든요.
불안한 양육자의 마음을 다독이고, 어린이들에게는 신나고 기대감을 키워줄 수 있는 입학그림책으로 추천합니다.
*네이버카페 제이그림책포럼 서평이벤트에 응모하여 출판사에서 도서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