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첨 손에 쥐는 순간,
"아, 예쁘다!" 라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순한 핑크에, 은은한 금박.
딱 진짜 딸기우유 같은 달콤한 색감입니다.
거기에 표지에 보이는 딸기, 딸기 파티라니
딸기철 유명 패밀리레스토랑에서 행사하는 딸기 축제가 떠오르기도 하고
<레스토랑 핑크>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기대감이 모락모락 피어오릅니다.
책장을 넘기자마자
독자를 맞이하는 레스토랑 주문서.
그리고 눈에 띄는 한 문장
[레스토랑 핑크의 모든 서비스는 고객의 욕구를 최우선으로 합니다.]

너무나도 정중한 직원들의 환영식
이쯤되면 레스토랑 핑크가 제공하는 서비스와 음식맛에 대한 기대감도, 은근한 부담감도 동시에 부풀어오르지 않을까요,
그런데 이쯤에서 고개를 쳐드는 의문 하나.
레스토랑엔 다양한, 각양각색의 손님들이 올텐데, 단순히 음식뿐만 아니라 다양한 그들의 욕구를 어떻게 최우선으로 해결해준다는거지요?
고객들마다 다 각각의 룸을 주는 건가?
살짝 보이는 저곳은 홀인데...

그렇게 레스토랑 핑크에는 각양각색의 손님들이 각자의 욕망을 가지고 몰려듭니다.
한눈에 보기에도 다양한 사람들과 다양한 차림새.
그들이 레스토랑 핑크에서 즐기고픈 것은 무엇일까요?

앗, 이 분, 표지의 그분이지요?
2번 테이블의 이 여자분은 스트로베리 매니아.
이 세상의 딸기 케이크란 케이크는 다 드셔보고프신가봐요.

표지를 다시 보니...그렇지요.
이렇게 멋지고 맛난 것을 먹을 땐 먹기 전 인증샷은 필수!!
테이블 주문은 29번까지 이어지고
저는 등장인물 한 명에게 자꾸 눈길이 갑니다.

레스토랑에 1명이 와서 식사를 즐기는 것이야 별일 아니지만
처음 등장부터 웬지 불편해 보이는 이 사람

모두가 자신의 욕망을 향해 직진할 때

점점 자신을 잃어가는 한 사람
눈앞이 흐려지다 못해 눈동자가 갈 길을 잃었습니다.

옆 테이블은 뭐 먹나 곁눈질도 했다가...


모두의 욕망이 드글드글 끓어오르다 못해 터져나가는 지경에 이르자...
결국 아무것도 시키지도, 먹지 못한 이 사람은 '그냥 나갈까?' 싶은거지요.
온갖 아수라장이 펼쳐지고 손님들간에 분쟁이 일어나고 난리가 나는데도
지배인은 점잖게 한 마디 던집니다.
[이곳에선 늘 있는 일이지요. 모두가 원하는 대로 되어가고 있어요.]
네???
블랙코미디인가?
손님들이 원하는 완벽한 식사를 제공하지도 못한 거 같은데...
책의 앞부분으로 돌아가 다시 읽어봅니다.
완벽한 식사를 위한 곳
어떤 요리든 훌륭하게 만드는 최고의 요리사들
어떤 서비스든 세심하게 마련하는 숙련된 직원들
모든 고객에게 맞춤형 식사를 제공해드립니다.
체크, 체크...음.
그렇군요.
거기에 완벽한 손님이 빠졌군요.

책 뒷표지에 살짝 보이는 이 사람
사실 이 모든 분란은 이 사람으로부터 시작되는 듯하지만...
사실 모두의 욕망이 모여 끓어넘치기만 기다리는, 무언가 임계점을 넘어버린 듯한 욕망의 현장입니다.
그런데 말이지요.
저 아무것도 시키지 못하고 결국 빈 접시를 앞에 두고 일어서야했던 저 손님의 욕망은 무엇이었을까요?
진짜 아무것도 없는 무소유, 무욕망이어서 시키지 못한 것일까요?
아뇨. 어쩌면 진짜 모든 것을 다 가져보고픈, 풀소유, 풀욕망의 존재여서 결정을 하지 못한 거 아닐까도 싶은거지요.
그의 모습에서 저를 봅니다.
그뿐인가요?
매 페이지마다 보이는 다양한 테이블의 메뉴와 인간군상의 모습에서 계속 불편함을 느낍니다.
딱히 어느 누구라고도 하지 못하게, 제안의 일부분이 보이기도 하고
너무나 주변에서 익숙하게 보는 모습들이기도 하고요.
이 책은 마치 곱디고운 분홍색 꽃색과 향에 취해 정신없이 다가갔다 가시에 찔리고마는 분홍장미같다라고 할까요.
올 봄 햇살아래 재미난 그림책을 한 권 만났습니다.
*네이버카페 제이그림책포럼 서평이벤트에 참여하여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