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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빙북의 책이야기
  • 플라스틱 섬
  • 이명애
  • 15,120원 (10%840)
  • 2025-03-04
  • : 1,600


이명애 작가님의 <플라스틱섬> 책이 사계절 출판사에서 재출간되었습니다.

2013년 출간된 이명애 작가의 그림책 데뷔작으로 2015년 BIB 황금패상을 받으며 화제에 올랐던 책입니다.

BIB(브라티슬라바 일러스트레이션 비엔날레)는 그림책 일러스트레이션의 예술성을 평가하여 우수한 그림책 작가에게 수상하는 상입니다. 동양화를 전공한 이명애 작가는 <플라스틱섬>을 수묵화로 작업했습니다.


근 10여년만에 새롭게 옷을 갈아입고 재출간된 책입니다.

무엇이 바뀌었을까요.


2013년판 표지


2025년판 표지

새가 바라보던 저멀리 있던 그 무언가(플라스틱섬)이 바로 새가 있는 발아래 현장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새의 몸뚱아리를 묶어놓고 있습니다.


"그 섬이 점점 더 우리 곁으로 다가오고 있음을 감각합니다."

이명애, <플라스틱 섬> 작가의 말에서


이야기는 화자(나)가 사는 섬을 소개하면서 시작됩니다.


나는 바다 한가운데 떠 있는 작은 섬에 살아요.

음...섬위에 대도시 인가요? 건물들로 빼곡하게 채워진 이 곳.


수많은 사람들이 나오고 무채색의 세상에 무언가 알록달록 색깔들이 채워져갑니다.


그리고 독자는 진실의 민낯에 놀라게 됩니다.

아...화자가 사람이 아니고 새였구나.

그럼, 바다위에 저 섬이???


책 속의 앞,뒤 면지에도 이러한 충격적인 진실이 담겨있습니다.


멀리 희미한 다도해, 섬의 풍경인 줄 알았는데, 다시 보니 겹겹이 쌓인 플라스틱섬이 이젠 수평선이 보이지도 않게 쌓여있습니다.

<플라스틱섬>에서 이명애 작가는

환경보호나 플라스틱 섬의 피해를 목소리 높여 이야기하지 않고

피핀새의 시선에서 담담하게 상황을 전달할 뿐입니다.

이런 어조가 오히려 수묵화 그림 속 상황을 살피게 하고 마지막 뒷면지 수북하게 플라스틱 조각이 쌓여 수평선을 가리운 모습에 절로 답답한 마음을 느끼게 합니다.


플라스틱은 출발점에서 보면 생명을 구원하러 온 구원자이기도 했습니다. 수천년동안 인류가 보석과 다양한 사치품을 만들기 위해 무차별적으로 희생시켜왔던 바다거북, 코끼리의 생명을 1863년 미국의 존 웨슬리 하이엇의 셀룰로이드(celluloid) 발명은 플라스틱으로 구해주었습니다. 플라스틱은 가볍지만 단단하고, 가공이 쉬워 어디든 활용되어 이른바 ‘플라스틱 시대’를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인류의 과한 플라스틱 사랑은 또다른 문제를 야기시킵니다.

급격히 늘어난 플라스틱 생산량은 2019년 기준 최근 20년동안 2배가 늘었지만 재활용 비율은 9%에 불과했습니다.

문제는 재활용되지 못하고 버려지는 많은 양이 바다로 흘러간다는 것이지요.


태평양, 인도양, 대서양 곳곳에는 조류의 흐름에 따라 플라스틱 쓰레기가 모여 섬도 생겼습니다. 해마다 크기를 키워가는 태평양 한가운데에 있는 약 160만㎢에 이르는 거대한 섬. 서울(약 605㎢)의 약 2600배, 한반도(22만748㎢)의 약 7배에 달하는, 거대한 섬, GPGP(Great Pacific Garbage Patch)에 최근 한국산 플라스틱 쓰레기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 플라스틱은 점차 미세화됩니다. 거대한 플라스틱은 수면 위에 떠 있지만, 작아진 플라스틱 쓰레기들은 해양 생물이 먹이로 오인하기 쉽습니다. 미세 플리스틱화되면 해저까지 퍼지게 되고, 이렇게 물고기 등에 흡수된 플라스틱은 식탁에 올라 결국 또 인간으로 돌아옵니다.

대기로 올라가 비로 내리며, 공기와 물로도 인체에 유입됩니다. 미세 플라스틱이 인체에 침투해 염증 유발, 면역 세포 억제 등을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쓰레기섬은 광대한 바다 한 가운데, 누구의 영토도 아닙니다. 역설적으로 그래서 누구도 책임지지 않습니다. 2020년 이후 우리나라의 플라스틱 생산 규모는 세계 3~4위입니다. 2022년 기준 우리나라 가정에서 버린 1인당 플라스틱 쓰레기량은 OECD 국가 중 1위라는 부끄러운 타이틀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에 사는 우리, 우리는 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요?


표지에서 만나는 피핀(코뿔 바다오리)의 모습이 처연하게 보입니다.


*네이버카페 제이그림책포럼 도서서평이벤트 응모로 제공받은 도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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