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선혈
0916pjy 2023/08/09 22:46
0916pjy님을
차단하시겠습니까?
차단하면 사용자의 모든 글을
볼 수 없습니다.
- 모래선혈
- 하지은
- 16,650원 (10%↓
920) - 2023-06-19
: 1,343
"모두가 밤을 그저 한 가지 검은색으로 볼 때 남자는 별 주위의 밤과 달 주위의 밤, 지면 근처의 밤과 가장 멀리 있는 밤, 이쪽에서부터 저쪽까지의 밤을 모두 다른 색으로 보았다. 그건 오직 그만이 구분할 수 있는, 보통 사람의 눈으론 흉내조차 낼 수 없는 깊은 농도와 명암의 세계였다."
잔인할 만큼 합리적인 민족 쿠세인. 대제국 쿠세의 황태제 레아킨은 색을 보지 못하고,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 그런 레아킨의 마음을 뒤흔든 책은 바로 <호반 위 황금새>. 레아킨은 책의 저자 비오티.F를 만나기 위해 라노프로 떠난다.
레아킨은 라노프의 심판관으로 부임하게 된다. 예술로 유명한 라노프에선 심판관에 의해 모든 책이 검열당한다. 그러나 비오틴은 반동적인 사상과 거리가 멀었기에 만나기 쉽지 않았다. 레아킨은 과연 비오티를 만날 수 있을까? 비오티를 만나면 레아킨은 감정을 느끼게 될 수 있을까?
"그는 어떤 사람일까? <호반 위 황금새>의 '그'처럼 더없이 강하고 따뜻할까? 늘 사색에 잠겨 있는 듯 꿈꾸는 눈동자를 하고 아름다운 미소를 지을까?"
꿈꾸지 않는 <꿈꾸는 책들의 도시>, 끝이 있는 <끝없는 이야기>. 첫 장(章) 이후엔 앞선 두 권과 비슷한 농도로 진행된다. 그러나 처음이 워낙 강렬해 이전 권들보다 수월하게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었다. 로맨스 판타지와 정통 판타지가 적절히 섞인 하지은 판타지의 정수를 잘 보여주는 책이다.
책을 매개로 하다 보니 부흐하임의 미텐메츠와 환상세계의 바스티안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었다. 책에 대한 애정이 한가득 담긴 판타지는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책 역시 그렇다. 어릴 적 발터 뫼어스와 미하엘 엔데의 세계에서 즐겨 놀았다면 이 책은 그 시절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이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PC버전에서 작성한 글은 PC에서만 수정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