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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d22님의 서재
  • 상해 임정, 최후의 날
  • 이중세
  • 15,750원 (10%870)
  • 2025-08-08
  • : 425
우리의 입장을 들어줄 곳을 찾아 자리 잡은 상해 ‘임시정부’. 그러나 그곳 역시 강대국의 보호를 받아야 하는 처지에 놓인 슬픈 현실이었다. 밥 한 끼, 옷 한 벌, 편안한 잠마저 사치로 여겨야 하는 그곳에서, 김구 국무령은 이렇게 우려했다.

❝3월 1일에 펄럭이던 태극기가 잊히는 것, 안중근 의사의 총성이 잊히는 것, 그리고 상해 임시정부의 존재가 잊히는 것.❞(p44)

그 한 문장은, 잊혀져가는 역사와 사라져가는 열망에 대한 경고처럼 다가온다.

믿음과 배신, 선택의 기로는 수없이 많았고, 한 번의 선택은 다시 되돌리기 어려웠다. 밀정으로 감시하며 동시에 자신도 감시당하는 존재로 살아가는 그들이 이루고자 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단지 ‘돈’이나 ‘살아남기’가 전부였을까.

❝이건 그림자 전쟁이야.” 안공근은 그렇게 생각했다. 심연에 잠긴 그들은 어른거리는 그림자들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 칼을 갈고 총을 장전해 왔다❞(p93).

실체를 전혀 알 수 없는 그 어두운 윤곽 속에서, 끝없는 날 선 대처는 정신적 고통을 동반했다. 자신의 판단 하나가 많은 동지들의 생사와 운명을 바꿀 수 있었고, 그 책임과 독립에 대한 염원이 아니라면 어찌 그 시간을 견디고 수많은 죽음을 마주할 수 있었을까.

역사적 사실과 소설적 인물들의 서사가 맞물려, 그들이 실행한 일들이 실패로 끝날 것을 알면서도 제발 그 각고의 노력이 작은 희망을 만들기를 바라는 마음이 전해진다. 실패로 흩어진 노력의 시간이 켜켜이 쌓인 그 시공간 위에 내가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며, 내가 ‘나’를 그리고 ‘대한민국’을 어떻게 대해 왔는가를 돌아보게 된다.

사명감 하나로 그 위험하고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온 청년들. 상하이에서 가난하고 초라하기 그지없는 삶을 살면서도 꺾이지 않는 광복의 열정으로 바친 목숨. 그림자 속에서 살아온 그들의 짧은 생에 대한 감사와 안타까움이, 미안함과 애절함으로 뒤섞여 눈시울을 붉히게 한다.

얼마 전 여행에서 돌아오며, 공항 워크 스탠드 옆면 가득 광복 80주년을 기념하는 미디어 아트 영상이 계속해서 재생되고 있었다. 80주년을 맞아 다양한 행사와 이벤트가 진행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해마다 맞는 광복절이지만, 80이라는 숫자는 더욱 깊은 의미를 지닌다.
그러나 오랜 시간이 지나며 혹시나 우리가 광복을 기념하며 떠올리는 몇몇 이름들만 기억하고, 이름 없이 찬란히 사라진 그들의 숭고한 희생을 잊은 것은 아닌지—80주년의 강조는 이를 일깨우기 위함이 아닐까.

❝흥식이 형 말이 맞습니다. 조선에서는 노예였으나, 가난하더라도 여기에선 제가 저의 주인입니다.❞(p269)

‘내’가 주인인 대한민국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그 희생이 헛되지 않게 살아가겠습니다.

@mydear___b @hyejin_bookangel
의미있는 책 감사합니다.

#광복80주년 #임시정부 #독립
#역사소설 #대한민국 #기억해야할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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