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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먼 자들의 나라
  • 허버트 조지 웰스
  • 9,000원 (10%500)
  • 2025-07-01
  • : 305
#눈먼자들의나라 #허버트조지웰스 #내로라

세상의 유의미한 변화를 일으킨 짧지만 깊은 고전 문학을 소개하는 『내노라한전집』 시리즈


"눈 먼 자들의 나라에서는 외눈박이가 왕이다." 이 유명한 전설을 들은 주인공 누네즈는 조난 끝에 바로 그 전설 속 장소, 시력을 잃은 이들이 살아가는 도시로 들어선다. 시각을 잃은 자들이 만든 세계에서 시력을 가진 ‘다른 존재’로 등장한 누네즈는 자신이 우위에 있다고 믿지만, 그의 ‘시각’은 오히려 그 사회에서 낯설고 위험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 이야기의 중심엔,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다수의 기준과 다른 감각 사이의 충돌이 자리하고 있다.

누네즈는 눈이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맹인들의 세계를 쉽게 이해하거나 지배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그곳의 사람들은 하늘이 둥글고 딱딱하다고 여기며, 하늘에서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천사들이 있다고 믿는다. 이들에게 ‘눈’, ‘하늘’, ‘빛’, ‘노을’ 같은 개념은 존재하지 않기에 아무리 설명해도 전달되지 않는다. 그는 오히려 이상한 사람으로 여겨진다.

'누네즈가 이야기하는 것중 무엇 하나도 믿지 않았고 이해조차 하려고 하지 않았던 것이다. 심지어 누네즈가 사용한 단어의 상당수를 알아듣지조차 못했다.'(p45)

'생각이 기반이 완전히 다른 사람과는 싸울 수도 없다는 사실을 말이다.'(p63)

쿠데타를 일으키려 했으나 실패한 누네즈는 생존을 위해 그들의 삶을 받아들이고, 메디나 사로테와 사랑에 빠지며 결혼을 결심한다. 하지만 그가 결혼을 위해 감내해야 할 조건은 그를 이상하게 만드는 것이 본다는 ‘눈’이라 것이기에 그것을 제거하는 수술이었다.
오랜 생각 끝에 그는 떨어졌던 절벽을 다시 오른다.
이는 단순한 탈출이 아니라, 자신의 감각과 존재를 지키기 위한 마지막 선택이었다.

"본다는 건 제 모든 것이에요." (p87)

사랑했다면 더 깊은 이해가 있어야 했다. 메디나 사로테가 수술을 원했다는 것은 누네즈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것이며, 누네즈 또한 자신이 가진 우월감으로 맹인들의 세계를 지배하려 했을 뿐 진심으로 이해하려 하지 않았다. 결국 이 이야기는 단순히 '보는 것'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정상’이라 믿는 것이 얼마나 협소한 기준인가에 대한 질문으로 확장된다.

한 사람이 보는 진실은, 다수가 외면한다면 진실로 인정받기 어렵다. 우리는 모두 어떤 부분에서는 맹인일 수밖에 없다. 그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배척하는 순간, 우리는 ‘시각 중심의 사회’가 만든 또 다른 맹인이 되는 것이다. 『눈 먼 자들의 나라』는 다름을 이해하지 못한 사랑, 다수를 기준 삼는 사회의 편견, 그리고 공존을 위한 감각 너머의 이해에 대해 묻는다. 결국 진정한 ‘본다는 것’은 단지 눈으로 보는 것을 넘어서는, 타인에 대한 진심 어린 이해와 수용이 아닐까.



@naerorabooks 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jugansimsong 에서 함께 읽고 씁니다
@attistory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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