꺽인 날개의 비상
redd22 2025/07/02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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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새들의 도시
- 김주혜
- 17,820원 (10%↓
990) - 2025-06-13
: 19,895
#도서협찬 #밤새들의도시 #김주혜
❝진정한 예술가가 무대에 올랐을 때 사람들의 마음을 빼앗는 것은 그의 춤이 아니라 그의 영혼이다.❞ (p26)
물러설 틈 없이 달려온 세계적인 발레리나 나탈리아 레오노바(나타샤)의 예술과 삶, 자유와 고통의 경계를 보여주는 한 편의 작품.
어린 시절 아버지의 부재와 엄격한 어머니 밑에서 ‘먼저 떠나는 사람’이 되기로 결심하며 자랐던 나타샤는 TV에 나오는 발레리나의 모습을 스베타 이모 앞에서 흉내 내며 발레를 향한 동경을 드러낸다. 스베타 이모는 그런 나타샤를 진심으로 응원했고, 옆집 세르자의 발레 동작을 보며 자신이 간직해왔던 꿈을 다시 떠올렸고 단 한 번의 점프로 바가노바 발레학교에 입학하며 인생이 바뀐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친구 니나, 소피아와의 우정 속에서도 발레리나였던 엄마의 재능을 물려받은 소피아에게 기대감이 쏠리는 가운데, 아무것도 내세울 수 없던 나타샤는 늘 과소평가되었고, 그래서 더욱 노력해야 했다. 그렇게 한 발 앞서 나가는 모습은 인생의 아이러니를 잘 보여준다. 그리고 연인 세르자와 사랑은 금이 가고, 우정은 균열을 맞는다.
❛내가 무대를 갈망하는 이유는 내 모든걸 벗겨내기 때문이다. 배고픔도 투지도 열망도 모두 녹여버리고 가장 본질적인 것만 남긴다. 그 본질은 아름다움도, 사랑도 뛰어넘는다.❜(p106)
누구보다 뛰어난 재능을 보였던 나타샤는 결국 불쇼이 발레단의 수석 무용수가 되고, 다시 파리로 옮겨가며 샤샤와 사랑을, 드미트리와 갈등을 겪는다. 파리에서 맡은 <지젤>은 그녀를 변화시키는 전환점이 된다.
❝네가 선택하고, 느낄 수 있는 걸 느끼고, 네가 할 수 있는 방식대로 사랑하고, 그 결과를 받아 들이면 돼. 그게 인새의 전부니까.❞ (p321)
불의의 사고로 은퇴한 후 2년이 지나, 나타샤는 다시 상트페테르부르크로 돌아온다. 자신을 정점으로 끌어올렸다가 바닥까지 떨어뜨린 드미트리는 <지젤> 공연을 제안하고, 사랑에 배신당했던 사샤와 함께 무대에 오른다. 감정은 배제하고 오직 춤과 예술만으로 완성한 <지젤>은 나타샤가 자신을 다시 마주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삶의 모든 아름다움과 비극은 '어떻게 될 수 있었는지'와 '결국 어떻게 되었는지'의 간극에서 일어난다. 그러나 내가 꼭 말하고 싶은 건, 그 간근이 대부분 아름답다는 사실이다.❞ (p500)
그녀가 발레를 시작한 것은, 어쩌면 자유에 대한 갈망때문이 아니였을까.
결핍은 때로 열정의 불씨가 되고 결국 자신의 리듬으로 춤을 추게 되는 모습에서 결핍이 곧 불행을 의미하지만은 않는다는걸 느끼게 된다.
최고의 자리에 섰다가 한순간에 무너지고, 다시 일어서는 그녀의 힘과 마음은 아마도 곁에서 응원하고 지켜봐 주던 소소한 다정함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나타샤의 인생은 그 자체로 한 편의 발레 무대를 보는 듯했다. 그리고 그 무대는 예술가의 이야기인 동시에, 우리가 살아가는 평범한 삶의 굴곡을 닮아 있기도 하다.
“점묘화처럼 정교하고 깨끗한 문장들이 열병처럼 휘몰아친다”는 워싱턴 포스트의 평이 왜 나왔는지 이제는 알 것 같다.
❝동물계에서 가장 사회적인 생물은 바로 새다. 같은 종과 일절 교류없이 밤낮으로 홀로 대양 위를 날며 최대 수년간 땅에 발 한 번 디디지 않는 맬러트로스조차 결국엔 대대로 이어져 온 서식지로, 자신이 태어난 바로 그 장소로 돌아간다. ❞ p64
덧) 발레 동작에 대해 조금 더 알고 있었다면 장면들을 더 생생하게 상상할 수 있었을 텐데하는 부분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도서 제공 #다산북스 @dasanbooks
#이키다서평단 @ekida_library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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