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지나 온 그해 봄
redd22 2025/01/27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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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해 봄의 불확실성
- 시그리드 누네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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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0) - 2025-01-20
: 8,085
2020년 우리의 봄을 기억하나요?
코로나가 발생하면서 금방 끝날 줄 알았던 거리두기와 격리, 봉쇄는 2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우리를 고립과 불안 속에 가둬두었어요.
우리는 그 시간 동안 이전까지 인지하지 못했던 일상의 소중함을 뼈저리게 깨닫게 되었으나 지금은 그 기억조차 흐릿해져 가는 듯해요.
그 시절, 우리는 어떻게 견뎠을까요?
무기력하고 관계가 단절된 상황에서 어떻게 버틸 수 있었을까요?
그 해 봄, 우리는 모든 것이 불확실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가장 아름다운 도시가 유령 도시처럼 변해버린 어느 봄날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며 봄꽃을 생각하는 나의 친구들의 이름은 꽃의 이름이에요.
친구 릴리의 죽음을 계기로 모인 친구들은 릴리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시대의 변화를 논하기 시작하고,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여성의 우월함을 인정하게 된 변화를 이야기하며, 남자들이 모이면 여자 이야기를 하고, 여자들이 모이면 남자 이야기를 한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며 피식 웃음이 났다.
친구의 지인이 키우는 앵무새를 돌보던 베치가 도시가 봉쇄되면서 돌연 집으로 돌아가버려 그 일이 그에게 맡겨졌다. 어린 시절 앵무새를 키우는 것이 꿈이었던 그에게 이 일은 고요하고 고립된 시간을 스스로와 소통하며 살아가는 순간들로 만들어 주었다.
🔖P133 생각해 보니, 유레카가 보인 행복감은 나의 반응에 대한 반응일 수도 있었지만, 다른 말로 하면 그새는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데 성공해서 행복했던 거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러던 중, 친구의 누이가 뉴욕으로 의료 봉사를 오게 되어 집을 빌려주어야 됐고 그는 앵무새 유레카가 있는 집으로 들어가 생활하게 되었다. 그런데 어느 날, 뜻밖에 돌아온 베치와 원하지 않는 동거가 시작되었다.
✒️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캠핑이 붐을 일으켰다. 답답한 일상과 한정된 집이라는 공간에서 벗어나 거리두기를 지키면서도 탁 트인 자연 속에서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이었기 때문입니다. 개방감과 자유로움, 그리고 자연이 주는 위로는 우리의 마음에 큰 선물이 되었던것이다. 그래서 책에 언급된 <나의 문어 선생님>으로 풀어낸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통해 삶의 방식을 변화시키는 계기에 대한 이야기하는 더욱 공감되었다. 또한, 베치가 유레카를 위해 아이리스가 꾸몄다는 방에 대해(새 그림, 숲과 나무들을 연출 한 것) "그저 새장이 커진 것에 불과하며, 진정으로 유레카를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느낀 불편함을 나도 읽으며 느꼈다.
무기력과 불안 속에서는 사소한 일들조차 문제가 되기 마련입니다. 그런 와중에도 일상을 조금씩 받아들이고, 다시금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된 계기는 거창한 것이 아니었다. 그저 우리가 기억하는 것들, 그리고 기억해야 하는 것들을 떠올리면서 조금씩 마음을 편안하게 받아들인 결과였다.
이야기는 소설로 분류되어 있지만, 읽다 보면 마치 작가의 에세이처럼 보이기도 하고 의식의 흐름대로 기록된 작가의 생각과 책과 좋아하는 작가들의 이야기들로 인해 조금 어리둥절해지기도 했다.
덧) 막간에 쓰인 좋아하는 작가의 임종 전의 말들과 묘비명을 보면서 저자는 어떤 말을 남길까와 어떤 묘비명을 쓸까 궁금하기도하고 나는 어떨까라는 뜬금없는 생각을 막간을 이용해 해본다.
임종의 말: 괜찮아, 잘있어 안녕
묘비명 : .....
🔖P288 우리가 사는 이 반(反)진실의 시대에, 갈수록 노골적인 위선이 판치고 이야기는 현실을 왜곡하고 모호하게 만드는 수단으로 이용되는 현실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개인의 역사와 성찰을 담은 문학일지도 모른다. 직접적이고, 진짜이며, 사실을 세심하게 다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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