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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나무님의 서재
  • 선생님은 몬스터!
  • 피터 브라운
  • 11,520원 (10%640)
  • 2015-02-13
  • : 4,214

 

삼월은 새봄의 향긋한 설렘을 주는 시기이기도 하지만, 새로운 학년이 시작되는 긴장감이 팽 팽해지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과연 어떤 선생님을 만나게 될까? 맘씨 고운 선생님일지, 아님 아이들 혼만 내는 고약한 선생님일지 아이들이나 부모 모두 근심 반, 기대 반으로 묘한 흥분에 휩싸입니다. 

 

<선생님은 몬스터>라는 책의 제목을 처음 보고는 제목과 함께 유머러스한 그림에 호기심이 부쩍 일었겠지요. 그리고 그 호기심은 책을 읽고는 완전한 호의와 감동으로 바뀌어버렸습니다. 그림을 좀 살펴볼까요?

어쩐지 조금 심약해 보이는 모습에 동그란 눈, 머리털은 쭈뼛 하늘로 치켜 올라가 있는 ‘바비’라는 이름의 소년과 어마어마하게 큰 외모에 무시무시한 날카로운 이빨과 손톱을 갖고 있는 바비의 담임 선생님. 이 두 사제지간의 모습은 그야말로 완벽하게 대조적인 모습으로 그려집니다. 겉표지에서 바비는 왜곡되어 보이리만치 아주 작은 모습으로 ‘선생님은 몬스터!’라고 소리쳐 크게 외칩니다. 반면 ‘아니라니까.’ 라고 아주 작게 이야기하는 선생님의 모습은 오히려 거대한 바위산 같은 모습입니다. 바비는 선생님의 모습에 묻힐 듯 날아갈 듯 위태롭고 연약해 보입니다. 마치 작은 병아리와 거대 공룡 같은 모습이라고나 할까요.

 극단적인 크기의 대비를 통해 바비에게 선생님이란 존재가 그만큼 공포감과 심적 부담을 주는 억압적인 존재로 자리하고 있음을 대번에 드러냅니다.

 

 

바비는 공부시간에 종이비행기를 날려서 커비 선생님에게 단단히 찍히고 맙니다. 하여 수업이 없을 때면 커비 선생님과 무관한, 공원에 있는 비밀 기지에 가서 놀곤 하지요. 그런데 하필, 그 비밀 기지로 가던 길에, 커비 선생님과 딱 맞닥뜨리고 맙니다.

 두 사람의 불편한 침묵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들을 구해 줄 천재지변이 일어납니다. 마침 불어온 바람에 선생님의 모자가 날아간 것이지요. 바비는 날쌔게 몸을 날려 선생님이 애지중지하는 모자를 잡아줍니다. 덕분에 선생님에게 최고라는 찬사를 듣게 되지요.

 그러자 이 몬스터 선생님에게 반전 매력이 나타납니다. 무서운 선생님이 호수에서 헤엄치는 오리랑 꽥꽥 놀이를 하다니요. 바비와 선생님의 관계가 급반전됩니다. 결국 바비는 자신의 비밀기지를 선생님에게 공개하고 선생님은 바비에게 종이를 건네주어 비행기를 접어 날리게 합니다. 이렇게 바비와 선생님, 두 사람의 마음이 서로를 향해 열리면서 교감을 나눌 즈음 선생님은 몬스터에서 예쁘고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변화합니다.

 

 

칼데곳 상을 받은 저자 피터 브라운은 ‘이해받지 못한 이 세상 모든 선생님들과 이해받지 못한 이 세상 모든 어린이들에게’라는 서문으로 작품을 시작합니다.

 아마도 저자가 이해받지 못한 어린 시절을 보냈던 것이 아닐지 생각해보게 하는데 역시나, 자신의 어린 시절 선생님과의 경험을 바탕으로 작품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작품 전반에 흐르는 유머와 선생님과 바비가 주고받는 말풍선 형식의 대화가 시종일관 작품에 생동감과 즐거움을 불어넣습니다. 특히나 단순한 형태로 묘사된 주인공 바비의 모습은, 놀라거나 웃거나 찡그린 동그란 눈망울 하나로 풍부하고 다양한 표정들을 연출합니다. 그리하여 책장을 덮을 때에는 이해받지 못한 어린이나 선생님 모두, 사실 알고 보면 모두 꽤 괜찮은 사람들이었을 거라는 따뜻한 위안을 갖게 해줍니다.

 

이 작품의 메시지는 아주 단순합니다. 겉모습만으로 상대를 평가하고 단정 지으면 안 된다는 거지요.

 ‘발소리도 쿵쿵쿵, 목소리도 쩌렁쩌렁한 선생님이지만 알고 보면 연못가의 오리와 함께 놀아줄 정도로는 따뜻함을 지니고 있는 선생님이라는 거지요. 뿐만 아니라 선생님은 바비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고 그것을 적절한 때 즐길 수 있도록 해주는 분이지요.

 상대를 잘 안다는 것은 결국 상대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갖고 있을 때에만 가능함을 알고 있는 우리 어른들은 결국 커비 선생님이 좋은 분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는 아이들도 마찬가지겠지요.

저자 피터 브라운은 “나도 가끔은 몬스터가 돼. 누구도 완벽하지 않아!”라고 말합니다.

 그래요. 세상에 완벽한 사람이 어디 있을까요.

무언가 늘 어느 한 부분 부족한 모습을 가진 채 살아가고 있는 수많은 선생님과 아이들, 또 수많은 어른들이 이 책을 읽게 된다면 따뜻한 위로와 공감을 받게 되겠지요.

 ‘그래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라고 말입니다.

 

오, 바비, 넌 정말 최고야!

나도 가끔은 몬스터가 돼.
누구도 완벽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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