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에 대한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독서와 서평에 관한 책들도 성황을 이룬다. 책을 읽지 않는다는 한탄이 한쪽에서 들리고 있는데 이렇게 책과 글쓰기에 대한 책들이 쏟아져 나오는 현상을 어떻게 봐야 할까. 어쩌면 책을 점점 더 읽지 않는 상황에서 이런 책들은 책을 읽어야 한다는 절체절명의 부르짖음은 아닌지.
이런 와중에 새로운 형태의 서평집이 출현했다. 획기적인 기획으로 만들어진 책 <북톡카톡>은 강력한 독서 자극제다. 출판평론가 김성신과 개그 우먼 남정미가 나눈 카톡 대화, 책에 대한 수다가 책으로 묶였다. 우리 시대 최강 소통 매개체인 카톡을 사용한 수다 서평은 카톡 대화의 수준이 업그레이드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재미난 삽화를 곁들인 대화체 서평의 특징은 재미와 의미다. 좋은 책의 기준이 재미와 의미라면 이 책은 이 기준을 거뜬하게 충족시킨다. 두 사람의 재담은 재미를 제공하고 내용의 깊이는 의미를 선사한다.
총 33권의 책을 5장으로 나눠 소개하고 중간중간 '뭔가로 만들어주는 책10+1'이라는 제목으로 주제별 도서를 추천하고 있다. 예를 들면, '웃기는 사람' '클래식 애호가'로 만들어주는 책, '연애 달인'으로 만들어 주는 책 등이다.(귀가 솔깃해지는가?)
5장의 제목은 가각 '봄' '놂' '앎' '변함' '깨달음'이다. 제목에 걸맞게 책을 선정한 듯. 하지만 항상 걸맞는지는 모르겠다. 예를 들어 <우리의 노동은 왜 우울한가>가 '봄' 장에 들어간 이유는 알 수 없다. 하지만 편의상 분류한 듯 하고, 사실 크게 신경 쓸 일은 아니다. 그저 책장을 넘기며 재미난 수다를 듣고, 책을 소개받으며 읽어보고 싶은 마음만 생기면 된다.
이 책은 현 시대 흐름에 걸맞는 신선한 기획이다. 게다가 책에 대한 두 사람의 개인적 견해가 분명하게 드러나는 친절한 소개는 독자에게 강하게 어필한다. 사회적 이슈를 건드리는 소개책들 또한 책과 삶이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은연중에 알려준다. 책 읽기가 힘든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독서 의욕을 자극하는 이 재미난 수다를 듣고 나면 책이 훨씬 다감하게 다가올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