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는 단순한 의사 전달의 수단이 아니다.
그것은 한 사람의 세계관, 기억, 감정의 결을 품은 채 흘러나오는 정신의 숨결이다. 『언어의 온도』는 바로 그 숨결을 더듬어 읽는 책이었다. 저자는 언어를 온도의 비유로 풀어내며, 말이란 결코 무중력의 존재가 아니며, 오히려 우리의 마음을 데우거나 식히는 실질적인 힘을 지닌다고 말한다.
읽는 내내, 나는 ‘말’이라는 것이 시간을 건너 어떻게 사람의 심연에 남는지를 곱씹게 되었다. 한마디의 말이 타인의 기억 속에서 수십 년을 숙성하며 빛나는 위로가 되기도 하고, 반대로 무심히 던진 말 한 줄이 가시처럼 남아 평생을 찌르기도 한다. 결국 언어의 온도란 화자의 온도와 다르지 않다. 말은 그 사람의 마음 기온에서 흘러나오며, 그 기온은 삶의 태도와 깊이 맞닿아 있다.
책 속의 문장들은 독자를 다그치지 않는다. 대신 거울처럼 조용히 비춘다. “당신은 어떤 온도의 언어로 살아가고 있는가?” 하고 묻는다. 나는 그 질문 앞에서 잠시 말문이 막혔다. 나의 말들은 과연 듣는 이를 덥히고 있었을까, 아니면 무심히 식히고 있었을까.
『언어의 온도』는 결국 언어를 매만진다는 것이 곧 나 자신을 매만지는 일임을 알려준다. 말의 온도를 조율하는 일은, 곧 마음의 온도를 가꾸는 일이다. 책을 덮으며, 나는 문득 다짐했다. 앞으로 내 입에서 흘러나오는 말이 누군가의 마음에 잔잔한 불씨가 되기를, 한겨울 길모퉁이에 놓인 작은 등불처럼 서 있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