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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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폴출판사에서 진행하는 가제본서평단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 받고 서평을 쓰게 되었다*
[부디 안녕하기를_나의 깃든 이에게]
이 작품은 빙의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지구가 아닌 지구를 닮은 행성의 미래 이야기이다.
모두가 빙의가 되어 빙의되어 들어온 자를 '깃든이'라고 부른다. 빙의되지 않거나, 깃든 자를 분리하는 의식을 치른 후엔 이 마을에서 살 수 없다. 바닷가마을-깃들지 않은 자들의 마을로 떠난다. 주인공인 소로의 아버지가 그렇다.
소로의 언니는 무당의 영혼이 들어와 무당마을로 떠났다. 모든 사랑을 받은 첫째의 모습을 그려서 처음엔 편견으로 언니를 봤었는데, 사연가득안고 한밤중에 울던 모습은 아이러니한 궁금증을 남긴채 이야기가 흘러갔다..소로에겐 지구에서 온 영혼인 조영인이란 70세 여자가 빙의되어 들어왔다. 남편과 함께한 우주여행길에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마인드 업로딩, 트랜스 상태, 보호령 역할 등 흥미로운 단어들과 친해지면서 점차 빠져들게 되었다.
가장 충격적인 부분은 텅빈자였다. 육체는 살아있되,영혼을 분리하여 항아리에 봉인한 것, 나중에 언니의 반전은 설마설마 하다가 그럴거 같다는 복선이 희미하게 발견되어 재밌기도 했다.
결정자들의 결정자인 리젤의 이야기는 흥미진진했다. 좀 더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가 자세히 묘사되었다면 하는 아쉬움에 상상력이 가미되었다. 사람이 변한 환경속에서 어떤 욕심과 욕망을 가지고 사느냐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는 변수일거란 생각이든다.
지구가 더이상 살기 어려워져 많은 이들이 하나 둘 지구를 떠나 새로운 행성을 찾아 나선다는 설정은 이미 예전부터 여러 입을 통해 상상해온 이야기지만 제2의 지구처럼 제1의지구인이 가서 신대륙을 연것은 결국 또 사람이다. '멋진 신세계'나 조지오웰의 '1987'이나 '미키7'이 떠오르기도 했다.
미키7이 아마도 마인드업로딩처럼 의식을 추출하여 디지털 데이터 센터에 이식하는 기술로 계속 기억이 쌓이면서 살게 되는 방식과 비슷하다고 여겨졌다. 김동식 작가의 '회색인간'에서도 보았던 장면이 떠오르기도 해서 흥미로웠다. 지금도 AI에게 옆자리를 내주며 이것저것 부탁하고 시키고 하는 것을 보면 점점 더 그 자리가 커질 거라는 현실..
다행히 주인공 소로는 깃든자-조영인을 잘 만나서 무사히? 함께 하게 되었고 보호령 역할도 자처하면서 소로를 보호해 준 것을 보면 진짜 인생의 훌륭한 멘토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은 이상적인 부모-자식간의 사랑과 믿음.. 역시 너무 판타지인가..?
이런 내면의 자아가 있다면 삶은 훨씬 유연하고 강인하게 살아낼 수 있을거란 생각이 든다. 빙의, 다중이로 극한될 게 아니라 내 안에 들어있는 숱한 생각들이 싸울 때 이렇게 중심 잡아주고 내편이 되어주는 자아 말이다. 아마도 자존감을 얘기할 때 키워야 할 내면의 아이가 이런 조영인같은 존재가 아닐까....싶다.
신성한 아이.... 뭔가 좀 더 화려한 진짜 어린왕자를 기대했던 내가... 역시 너무 판타지스러웠다는 착각을 했다.
처음엔 지구를 떠나 분명 잘 정착했다. 모두가 마치 뇌안의 시냅스처럼,중앙시스템-링처럼 연결되는 각각의 '그들'을 만들었고, 사회주의 체제처럼 똑같이 일하고 공평하게 사는 세계였으니깐...
결정자의 결정자가 된 지제처럼 그런 괴물들만 생겨나는 곳이 되어 버렸다.
허무맹랑한 목적과 이기심과 욕심이 만들어내는 그 세계에는 '신성'한 것이 깃들 수 없다고 생각한다. 환각성분의 마약음료를 먹여서 맹목적인 찬사를 하게 하면서 소중한 목숨들을 빼앗는 짓에 신성하다는 말을 언급하는 것은 모순이란 생각이 든다.
똑같은 존재가 되어 떠난 여행은 닮고 싶은 사람을 상징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닮고 싶어 나란히 가게 되는 사이...
누군가에게 깃드는 일은 현실적으로는 응원하고 싶지 않지만,앞서 말했듯 자존감이나 자아성찰에서 아와 비아같은 단단한 내면의 자아를 상징하는 의미로 바라 본다면 좋은 만남이 될 거라 예측하고 기대해 보았다. 부모-자식간이든, 친구사이든, 선후배든, 사제지간이든... 거리두기하면서 이런 관계를 형상하는 사이라면....아마도 조영인의 후세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