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로 하지 그러세요?”
“그럴 필요 없소. 멀쩡한 두 손 놔두고 뭐 하러 기계를 써?”
“그럼 어떻게 정확한 모양을 만들 거예요?”
“손으로 구부리고 망치로 두드려서.”
“용접하기 전에 함석판부터 닦아주셔야죠?”
“그럴 필요 없소. 이것 봐요, 타네 씨. 내가 이런 일 처음 해보는 줄 아쇼? 대로변에 있는 은행 건물을 손본 게 바로 나요……. 거 왜, 레퓌블리크 가에 있는 큰 건물 말이오.”
“그때도 휴대용 가스버너로 용접하셨나요?”
“아니지, 그땐 라이터로 했소이다. 그렇지, 이 친구야? 이 페드로 캉토르께선 라이터로도 용접을 하신다니까…….”
개그 콘서트의 한 대목이 아니다. 타네 씨네 집수리를 하러 온 용접공이 라이터불로 용접을 하겠다고 말하는 대목이다. 이런 사람들과 집수리를 하다보면 정말 복창터지는 일이 어디 한두 개랴. 프랑스의 인력시장도 어지간하다. 집수리 일도 3D 업종에 들어가서일까. 이런 일 하는 사람들을 보니 출신지가 무척이나 국제적이다. 러시아인도 있고, 머나먼 땅 중동의 레바논인까지 있다.
이런 사람들과 삼촌에게서 유산으로 물려받은 집수리에 착수한 타네 씨. 나오느니 한숨이요, 생각할수록 기가 막히고 머리가 다 뽑힐 지경이다. 그럼 왜 이런 사람들을 굳이 일꾼으로 부른 걸까? 일 잘하는 전문인들을 대저택 수리에 동원하려 했더니 견적이 니카라과 국내 총생산과 맞먹는 비용이 든다는 것. 가뜩이나 아늑하고 운치있던 집을 팔아서야 겨우 수리 비용을 마련하는 타네 씨. 그가 집주인들 울화통 터뜨리는 데 일가견이 있는 사람들 앞에서 갖가지 기상천외한 경험을 한다. 물벼락을 맞지를 않나, 개한테 물리지를 않나, 연장을 도둑질맞질 않나.
그러나 이 소설에서 웃음이 전부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인간정글에서 살아남은 타네 씨가 멋지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도 아니다. 그럼 뭔가? 집은 사람과 같아서 정이 들 때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고, 그 전에는 어색한 느낌 투성이라는 것. 집을 소유하기보다는 잘 다독거리며 친하게 지내야만 낭패를 당하지 않는다는 걸 타네 씨의 경험을 빌려 보여주는 것이다. 너무 웃기는 책이어서 아껴가면서 읽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