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조현우님의 서재
  • AI가 나보다 일을 잘할 때
  • 김대식.김혜연
  • 11,700원 (10%650)
  • 2026-03-27
  • : 4,075

《AI가 나보다 일을 잘할 때》

* 저자 : 김대식, 김혜연

* 출판사 : 창비, 2026.03.27. (초판 1쇄)

  

 

■ 한줄평 – 철저하게 인간이 되어야겠습니다. 그런데 AI를 곁들인...

 

■ 서평 포인트 ① - 신뢰로운 Speaker가 전하는 짧지만 묵직한 통찰

 

AI, 인공지능. 과장 조금 보태서, 하루라도 이 단어를 듣지 않는 날이 없다. (나 스스로가 AI 전문 강사이기도 하거니와) 분야, 지역, 국가를 막론하고, 전문가를 자처하는 사람이던, 그렇지 않은 사람이던 저마다의 관점과 철학으로 AI를 논한다. 데이터가 쌓인다. 아니 넘친다. (이 글을 쓰는 나도 일조하는 중이겠다) 이런 와중, 신뢰로운 AI 이야기를 선별하여 듣는 건 중요한 덕목이다. 시간도, 여유도 없는 우리에게 저자 김대식과 김혜연은 오랫동안, 그것도 꾸준히, AI 이야기를 입체적이면서도 흥미있게 전달하고 있다. (나 역시 필동에서 AGI 관련 강의를 할 때 마침 시간이 맞아 신청해서 두 분을 제법 가까이 만나보았다. 김대식 교수님이야 워낙 오래전부터 유명했던 분으로 인지하고 있었다만, 김혜연 무용가님은 처음 뵈었음에도 AI와 인간의 본질에 관한 깊은 고뇌가 있는 사람에게서만 나올 만한 눈빛과 언어가 흘러나오는 것을 보고 반가웁고 놀라웠던 기억이 난다.) 그렇다. 책 자체는 꽤 얇지만, 책 내용은 꽤 무겁다. 전달하는 화자들의 내공에 비추어 볼 때 수긍이 된다. 2026년 4월 지금, AI와 살아가야만 하는 필연의 존재인 우리에게 필요한 통찰이 묵직하게 담겨있다.

 

 

■ 서평 포인트 ② - AI ‘시대’가 결정하는 인간의 ‘능력’들

 

[‘인간의 능력’은 시대가 결정한다 (p. 38)]

 

결국 이 책에서 제시하는 인간 존재에 대한 통찰은 AI 시대라는 매우 독특한 역사적, 사회문화적 맥락 안에서 어떤 능력이 살아남을 것인지에 관한 것이다. AI는 매일 매일이 혁명에 준하므로, 느긋하게 관조하고 여유있게 고뇌하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 어느 정도 명료한 시선을 갖고 경쾌하게 시대 흐름에 올라타야 한다. 저자들이 제시하는 키워드나 질문들을 따라가다 보면, 뿌연 시야가 제법 훤히 밝아지는 걸 느낄 수 있다.

 

그중에서도 내가 몸담은 업과 관련하여 몇 가지 눈여겨볼 대목이 있어 소개한다. 먼저 대화와 소통으로, 향후 대화라는 개념이 2가지로 나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사람과 나누는 ‘인간 대화’와 AI와 나누는 대화인 ‘기계 대화’로요. 두 대화가 서로 다른 목적과 역할을 갖게 되는 것이죠. 사람과는 일상을 영위하기 위한 피상적이고 관습적인 수준의 소통만 하고,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깊고 진지한 대화는 기계와만 나눌 것 같아요. (p. 45)]

 

나의 업인 예술치료와 상담, 교육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결국 보이지 않는 내면을 알아가기 위한 상호작용을 제공하는 일이다. 그런데 이를 AI가 ‘기계 대화’ 서비스로 더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해내게 된다면 굳이, 비용을 들여서까지 ‘인간 대화’를 하러 모험할 리 없어 보인다. 사실 지금도 이 부분은 진행형이다. 최근 유튜브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와 AI와 상담 대결을 펼치는 모습이 콘텐츠로 나올 정도라면, 이미 기존 업계에 자극 혹은 위협이 되었다는 뜻일 것이다(그래서 인간 대화만의 강점을 홍보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다음으로는 판단력과 경험 파트인데, 안목(眼目)이라는 키워드로 설명을 전개한다.

 

[저는 안목이란 다양한 경험이 축적된 결과물이라고 생각합니다. (...) ‘좋은 것을 고를 수 있는 눈’은 단기간의 학습으로 생기기보다는 많은 경험을 통해 서서히 형성되는 것 같습니다. 수많은 책을 읽고, 여러 나라를 여행하고, 다양한 삶과 문화를 접하다보면 인간의 뇌는 자연스럽게 서로를 비교하고 구분하는 능력을 키우게 됩니다. (pp. 53-54)]

 

책 후반부에 거론되는 퀄리아(qualia) 개념과 더불어 인간 개개인의 주관적이고 질적인 경험들이 피지컬리티(physicality)와 서사로 쌓여, 누구도 흉내내지 못하는 장인정신과 스토리텔링을 가져야 하는 것이 중요한 능력으로 꼽힌다. 이를 위해 자신의 고유한 감각과 느낌을 신뢰하고,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이질적 경험을 쌓아나가며 안목을 기르는 것이 급선무다. 그래야 AI가 대신 판단하고 결정하는 것에 만족하고 (혹은 추종하는) 수동적이고 종속적인 흐름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 서평 포인트 ③ - ‘일잘러’에서 ‘인잘러’가 되어 시대를 향해 질문하기

 

이제 ‘AI 에이전트’ 시대도 모자라 ‘피지컬 AI’ 시대로 나아가는 시점이다. 물리적 현실에 발을 내딛고 우리 일상 곳곳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시대다. 창의적이고 지능적인 일이라는 전선이 무너지고 있는 시점에, 물리적인 신체를 최후의 무기로 삼고 버티는 인간에게는 재앙과도 같은 흐름이다. 도대체 그럼 무슨 일을 어떻게 해내야 한다는 것인가.

 

[어떤 일이든 정말 잘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건데,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답은 하나입니다. 내가 원하는 일을 해야 해요. 내가 정말 원하는 일,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진지하고 치열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장인은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줄넘기 장인, 설거지 장인, 돗자리 만드는 장인도 될 수 있어요. 정말 내가 원하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한 끝에 그 일에 시간과 돈과 노력을 들여야 해요. (p. 75)]

 

그렇다. 다시 상투적이고 뻔하디 뻔한 이야기로 돌아온 것 같다. 하지만 가장 기본적이고 고리타분해 보이는 이 명제야말로, 인간이 결국 해내야 하는, 솔직하게 직면하고 해내야 하는 일이 아닐까. 그래야만 단지 주어진 일만 잘하는 생산적 인간(일잘러)에서, 자신의 취향과 안목으로 일을 정의하고 새롭게 경험을 구성하는 예술적 인간(인잘러, 진짜 인간으로 잘 살아내는 사람)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이 서평은 출판사 ‘창비'로부터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