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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ier
  • 초조한 마음
  • 슈테판 츠바이크
  • 15,300원 (10%850)
  • 2013-04-12
  • : 7,169

 이 책은 슈테판 츠바이크가 완성한 유일한 장편소설로, 주인공의 심리를 아주 세밀하고 생동감 있게 표현한 작품이다.

 호프밀러는 연민의 감정을 갖고 자신이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라는 사실에 만족을 느끼고 더 베풀고 싶어 하지만, 남들의 눈에는 다르게 비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당혹스러워 하고는 괴로워한다. 또한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 거짓말을 하지만 그 책임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그들을 위해 자신을 희생해야한다는 부당함을 떠올리며 분노한다.

 그의 행동에는 모순이 보이며 때로는 비겁하게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그의 처절한 내면갈등을 읽으면서 그의 행동을 이해하고 또한 공감했다.

 케케스팔바의 딸 에디트, 그녀는 항상 신경이 곤두서있고 극도로 예민하다. 늘 초조하고 긴장하고 있다. 자신의 무력함을 용납하고 싶어 하지 않고, 주위 사람들이 자신을 특별 취급하는 것을 참을 수 없어 한다. 에디트는 정말 제멋대로이고 장애자로서 배려 받는 것을 싫어하지만, 자신이 항상 불구라고 인식하고 있으며,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절망을 이용해서 남들을 희생시키려 하는 것이 느껴졌다.

 그럼에도 그녀의 절망은 쓰디썼고, 표독스러운 말투에서는 고통이 느껴졌다. 호프밀러도 느꼈듯, 일부러 자신을 비하하면서 상대방의 건강함을 도리어 꾸짖는 듯한 행동은 잔인했다. 하지만 그 뒤에 느껴지는 그녀의 고통도 볼 수 있었기에 슬프기도 했다. 그래도 남에게만 기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녀 자신도 자신을 위해서 할 수 있는 것이 뭔지 깨닫기 위해 노력했으면 나았을텐데. (하지만 주위에 그렇게 절망을 받아주고 희생을 감내하고 늘 초조해하는 사람밖에 없으니 스스로 바뀔 생각을 하는 것은 어려웠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고개를 끄덕이며 심리묘사에 감탄하기도 하고 때로는 마음이 답답하기도 했다. 누구의 행동이든 옳고 틀린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역시 과하고 어설픈 연민은 위험하다. 미적지근하고 책임감 없는 태도로 남을 대하면 남뿐만 아니라 자신도 혼란스럽고 괴로운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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