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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보라님의 서재
  •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중국편 1 : 돈황과 하서주랑
  • 유홍준
  • 16,200원 (10%900)
  • 2019-04-29
  • : 3,945

돌아보면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는 초등학교 때부터 시간을 함께했던 책이다. 1권을 학급문고 추천 도서로 학교에 가져갔던 날부터 작년 여름휴가로 교토에 가기 위해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일본 편을 읽었던 시간까지. 이토록 오랜 시간을 함께한 책이 있을까 싶다. 비단 나뿐만이 아닐 거라 생각한다. 이만큼 많은 이들에게 있어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는 남다른 책이다.


이번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중국 편은 사실 개인적으로 호감 가지 않았었다. 그렇기에 부러 더 서평단 신청을 한 이유도 있다. 중국의 역사에 대해 자세히 아는 바도, 혹은 해외여행을 선택할 때 호기심으로라도 중국을 고려해 본 적이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유홍준 교수님의 일본 편을 재미있게 읽었기에 중국 편이 자연스럽게 내게 체득될 기회가 되지 않을까 했다.


8박 9일간 서안에서 하서회랑, 돈황, 투르판을 거쳐 우루무치까지 가는 길이 무려 3,000킬로미터에 달했다. 돈황까지 가는 데만 3일이 걸렸다. 그러니 차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너무도 길 수 밖에 없다. 가이드가 하는 말이 실크로드 답사는 문자 그대로 ‘로드’ 답사이니 그 길을 따라가는 것에 의미가 있는 고행의 여행길임을 단단히 각오하라고 했다.

1권, p35


결론부터 말하자면 예측은 맞아떨어졌다. 교수님과 함께 떠난 중국의 실크로드는 상상 그 이상이었다. 우리와 비슷하다고 느꼈던 일본과 달리 중국은 매우 다른 생경한 풍경과 문화를 보여줬다. 끝없는 맥적산을 시작으로 병령사석굴, 막고굴 등 쉽게 접할 수 없는 석굴사원의 이야기는 듣는 내내 신기했으며 왕조의 이야기를 비롯해 두보, 이백의 문인 등 발걸음이 닿는 곳과 관련된 인물의 옛이야기는 정겹고 따뜻했다. 또한, 일본 편에서도 느낄 수 있지만, 중국과 우리 문화와의 연계성은 우리 역사를 이해하는 데 또 다른 힘을 주기도 했다. 


나는 월아천이 오직 모래언덕의 능선에 감싸일 때까지 다시 조금씩 내려갔다. 그리고 이윽고 모래언덕의 유연한 곡선들이 빈 하늘과 맞닿은 자리에 길게 앉아 월아천을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이 평온한 아름다움을 무어라 표현해야 할까. 일행들이 어디에 있나 찾아보니 모두 나처럼 홀로 외따로 앉아 월아천을 바라보고 있었다. 누구 하나 말을 걸지 않았고 누구 하나 내려가자는 말을 하지 않았다. 이대로 계속 앉아만 있고 싶을 따름이라는 자세였다. 

1권, p336


이 책을 읽고 난 후 가장 큰 변화는 그곳에 가 보고 싶다라는 마음이 들었다는 것이다. 사실 중국 역사에 있어 무지한 상태에 가까웠기에 조금 읽기 어려워 다시 일독을 해야 할 것 같지만 우선 교수님의 발자국을 따라 걸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삼국지를 다시 한번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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