컹컹 짖는 책
nury95 2023/11/14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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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무새 시집
- 김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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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 - 2020-09-22
: 211
김륭 시인의 앵무새 시집을 읽고 깜짝 놀랐다. 시인의 말을 읽기도 전에 37페이지에서 책이 ‘컹컹‘ 짖는다고 했다. 이렇게 김륭 시인은 예측불가하고, 때론 도발적이고, 이해하기 힘들만큼 엉뚱발랄하다. 그래서 시도 여러번 곱씹어야 한다. 컹컹 짖는 동시집을 펴는 순간 시들이 말을 건다. 어서 그 말을 들어보시라.ㅎ
1부에서 5부로 나눈 동시집에서 2부가 가장 내게 말을 걸었다. 47쪽 <물건들이 말을 하는데 엄마는 어떻게 잠을 잘 수 있나요?> 이렇게 꿈들 속에 말을거는 아이, 50쪽 <알 대신 말을 낳고 싶은 암탉의 생각>에선 '그 어떤 말보다 위로가 되는 말'이란 시구절에서 따뜻한 위로가 느껴졌다. <기린은 우산을 슬쩍, 잃어버릴 수 있는 그런 날이 오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에선 우산 없는 기린의 슬픈 마음이 비처럼 쏟아졌다... 전체적으로 시같은 시 제목이 많다. 시 제목들만 읽어봐도 참 재미있고, 강렬했다. 벌써 시 제목에서 보이지 않는 힘과 에너지를 주는 것 같았다. 그래선지 말랑말랑한 감성보단 관념으로 공들여 쓴 시가 아닌가란 아쉬움도 여운처럼 남았다. 하지만 김륭 시는 늘 기대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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