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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승현님의 서재
  • SF 유니버스를 여행하는 과학 이야기
  • 전홍식
  • 14,400원 (10%800)
  • 2020-10-29
  • : 106

 

  우리는 공상 과학 장르의 작품들을 마주할 때 먼저 공상(空想)과 마주하게 된다. 공상은 그 의미를 풀어 해석하자면 비어있는 상 또는 현실에 안착하지 못하고 공중에 떠 있는 상을 의미하는 것으로, 현실적이지 못하거나 실현될 가망이 없는 것을 막연히 그리어 보는 것으로 정의될 수 있다. 예컨대 크리스토퍼 놀란의 최신 SF 영화 <테넷>은 양자역학을 통해서 시간의 흐름을 뒤집는 과학 소재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관객인 우리는 그와 같은 영화적 상상이 참신하고 그럴 듯하지만 절대로 실현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공상 뒤에 오는 과학이라는 말을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 공상 과학은 비현실적인 상상이야기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과학적 사실을 바탕으로 구성이 되어 있다. 비현실적인 동시에 현실화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셈이다. 그렇기 때문에 공상 과학은 언제나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 언젠가 과학이 비약적인 발전을 통해서 특이점을 맞이하게 되고 <테넷>과 같이, 인버전된 물질을 통해서 시간을 반복할 수 있는 상황이 가능하게 된다면? 또는 <인터스텔라>와 같이 인간이 블랙홀을 지나 차원의 문을 열어 시간을 거스를 수 있다면? 그래서 세계가 지금과 달라져, 보다 혼란스러워지거나 또는 살기 편해질 수 있다면? 공상 과학에서 일어나는 신비롭고 흥미진진한 일들이 아주 어쩌면 우리의 미래가 될 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SF 유니버스를 여행하는 과학 이야기>의 저자는 공상 과학에서 과학의 중요성을 간과해서 는 안 되며, 그와 같은 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한 상상들은 언젠가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하여 말한다. 예컨대 오래전의 과학적 공상, 밀랍으로 새와 같은 형상의 날개를 만들어 사람의 팔에 연결하면 하늘을 날 수 있다는 믿음은, 오랜 시간 동안 점진적인 과학의 발전을 통해서 결국 현실화가 된다. 날개 상하의 기압차를 통해서 하늘을 나는 비행기가 바로 그것이다.

 

아주 오랜 옛날에는 사람이 난다는 사실이 말도 안 되는 공상에 불과했다는 것을 우리는 기억할 필요가 있다. 공상을 토대로 과학적 상상들이 발현되고, 과학을 통해서 현실로 구체화가 될 수 있다. 저자는 상상이 또 다른 상상을 낳고 그것이 과학과 만나게 되면서 우리의 미래가 완성된다고 이야기한다. 그에 따르면 “그런 면에서 SF는 우리를 이끌어주는 열쇠이자, 미래를 엿보게 하는 거울이며, 안 좋은 미래를 피하게 도와주는 경고등이”다. 따라서 우리는 공상 과학을 다만 비어있는 상상으로만 다가가서는 안 된다. 지금 당장은 현실적이지 않지만, 언젠가 우리의 삶이 될 수 있는 유의미한 상상으로서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이 책은 크게 다섯 가지의 주제와 그에 관련한 개별적인 SF 작품들을 통해서 우리의 미래에 관한 흥미로운 질문과 상상에 대하여 답해주고 있다. 그 주제들은 실제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는 소재들로, 유전공학, 인공지능, 네트워크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예컨대 유전공학을 다루는 장에서 저자는 <더 문>을 예로 들어 유전자의 복제를 통한 복제 인간 만들기가 가능해질까와 같을 질문을 던진다. 어느 정도 선에서는 가능하고 또 어느 정도는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신체적인 복제는 가능하지만 기억의 복제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며, 더 나아가서는 아무리 같은 기억을 가지고 있다고 한들 마주하는 상황이 달라진다면 다른 삶을 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그러할 수 있는 과학적 미래뿐만이 아니라 지금 당장의 현실화된 과학도 놓치지 않는다. 예컨대 저자는 <아이언맨>을 통해서 로봇 슈트-강화복이라는 기술이 현재 어느 정도까지 가능하며 또 어떤 목적에 의해 사용되고 있는지에 대하여도 논하고 있고, 1980년대 인기를 누렸던 미국 TV 드라마 <전격 Z작전>의 예를 들어서 인공지능이 탑재된 자율 주행 차량이 현재 어느 정도까지 현실화가 되었는지 이야기 해준다.

 

  더욱이, 이 책의 묘미는 각 장의 마지막 부분에 수록된 저자의 칼럼에 있다. 이 칼럼은 주제에 관한 다양한 현실적인 논의들을 더해줌과 동시에 앞에서 논의된 글을 정리해주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보다 체계적이고 깊은 지식들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본인이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칼럼은 3장 멸망하는 세계, 인류가 만든 재앙의 ‘코로나 19와 전염병의 역사’이다. 저자는 알렉산더의 열병으로부터 시작해서 페스트와 스페인 독감에 걸쳐 코로나로 전개하면서 전염병과 과학의 상관관계에 대하여 자세히 풀어준다. 이렇듯 책은 굉장히 시의적인 문제들을 밀도 있게 다루면서 현재 우리네 삶과 과학에 대하여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이 글은 교보북살롱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협찬을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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