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소리에 더 이상 살리의 목소리가 들리지않는다.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두려움마저 소용돌이에 휩쓸려 내 안에서 사라진다. 나는 랑이 존재하는 곳으로 가고 싶다.
랑을 다시 만나면 이야기해주고 싶다. 내가 만난 사막에 대해. 너를 만나기 위해 걸어온 나의 사막에 대해. 그렇게 늙어가는 랑의 곁에서, 조금씩망가져 가는 내 몸으로 이야기하겠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비로소 랑과 시간이 맞는 것 같다는 착각을 한다. 이번에는 너와 함께 늙어갈 수 있겠다는 헛된 희망을 품고 랑을 떠올리며, 더 깊은어둠으로 내려간다.
간절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