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맘을 이기는 해피맘
유당불내증 2009/01/03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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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된다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이제 갓 20대가 된 나로서는 아직 먼 미래의 막연한 계획같기만 하다.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흐릿하게나마 그려본 '엄마로서의 나'는 아마 이 책에서 말하는 슈퍼맘인듯 하다. 나의일과 육아를 모두 완벽하게 해내며 똑똑하고 능력있다는 말을 듣는 여성말이다. 혹은 나의 '계획'에 출산과 육아는 아예 존재하지 않았던 적도 있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엄마로서의 경험이 없는 나는 주변에서 익히 들어온 모성애의 신화를 굳게 믿고 있었다. 만약 아이를 낳아 엄마가 된다면, 끝없는 희생정신이 솟아나서 어떠한 힘든일이 있어도 아이를 사랑하고, 그 사랑으로 힘든 일 따위야 별 것 아닐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막내 이모는 내가 기억이 있는 어린시절부터 직장에 다니고 있었다. 긴 생머리에 항상 멋진 옷을 입고, 화장을 하고 다니던, 내 기억에 예쁜 아가씨였던 이모는 결혼을 하면서 책에서 말하는 '헐렁한 운동복을 입은' 일명 아줌마가 되었다. 하지만 나는 이모가 귀저기를 갈면서 했던 말을 아직도 기억한다. '내 자식은 똥냄새도 향기롭다!.' 그 일을 계기로 나는 모성애의 신화를 더 강하게 믿게 되었다. 게다가 고등학생시절 선생님들은 대부분 육아와 일을 병행하고 있었고, 내 눈에 그 분들은 양쪽다 완벽하게 해내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엄마들이 종종 자신이 나쁜 엄마라는 것에 대해서 죄책감을 느끼고, 아이를 사랑하지만 엄마일에 '휴가를 내고싶다'고 생각한다는 것은 놀라운 사실이었다. 일단 아이를 낳으면 샘솟는 모성애로 어떻게든 되겠지! 하고 생각했던 막연한 꿈은 깨지고, 현실적인 문제에 처음으로 부딪힌 것이다. (물론 나는 일찍 부딪힌 편이겠지만)
하지만 그런 감정을 느낀다고 해서 과연 나는 모성애도 없는 나쁜 엄마일 것일까? 물론 시대상황은 다르겠지만 우리의 어머니도 충분히 이러한 감정을 느끼셨을거라 나는 믿는다. 그래서 많은 엄마들이 항상 말하지 않는가. '너도 시집가서 너같은 딸 한번 낳아봐라!' . 이 책은 많은 엄마들이 자기 자신에게서 느끼는 죄책감, 무기력감 등을 결코 잘못된 것이 아니며, 나쁜엄마이기 때문이 아니라 누구나 느끼는 평범한 현상임을 일깨워준다. 또한 그러한 안좋은 감정들을 떨쳐내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하는가에 대한 해결책도 제시한다. 여자들이 결혼을 하고 나서 직장을 그만두게 되면 자신의 정체성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자신이 무능력자처럼 느껴지고, 진짜 '아줌마'가 되어버린 기분에 사로잡히고 만다. 하지만 만약 일과 육아를 병행한다면 아이에게 엄마 역할을 제대로 해주지 못한다는 죄책감에 시달린다. 그렇기 때문에 엄마들은 어떤 선택을 하든, 자신의 선택을 믿고 죄책감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사실 세상에 어느 누구도 완벽한 엄마일 수는 없다. 자신을 먼저 사랑하고, 육아는 부부의 공동책임임을 인식하여 함께 헤쳐나갈 필요가 있다. 보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책 속에 제시되어 있다. 만약 엄마가 될 준비를 하고 있다거나, 지금 엄마가 되어 힘든 과정을 겪고 있다면 충분히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다. 좋은 엄마가 될 수 있는 첫 번째 걸음은, 완벽한 엄마가 아닌 행복한 엄마가 되는 것라는걸 이 책을 덮을 때쯤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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