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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명훈 작가님의 화성 이야기가 담긴 연작 소설집 <화성과 나> 정식 출간본을 읽어보았어요.
무크지로 먼저 보았던 '김조안과 함께하려면'이 너무 인상 깊어서 다른 작품들도 궁금했었거든요.
연작소설은 처음이었는데 '화성'이라는 주제가 주는 매력 때문인지 여섯 편의 다른 이야기인데도 하나로 이어지는듯한 오묘한 분위기가 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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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편의 이야기의 순서도 그냥 정해진 게 아닌 거 같더라고요.
시간의 흐름이 딱 들어맞는 거 같은 느낌이랄까요?
하나의 이야기라는 느낌을 받은 게 그래서인지도 모르겠어요.
화성에서 첫 살인사건이 일어나지만 지구와는 다른 <붉은 행성의 방식>이 적용되는 사법행정.
화성으로 간 여자친구 <김조안과 함께하려면> 이별도 쿨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지구인.
입 짧은 사람도 화성에선 못 참는다는 <위대한 밥도둑> 간장게장.
<행성봉쇄령>도 무섭지 않은 큰 순환 사이클러.
두 연인의 서로 다른 <행성 탈출 속도>로 엇갈리게 된 운명.
<나의 사랑 레드벨트>를 지키기 위해 양심을 버리지 않은 환영 보는 행성 대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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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을 과학자나 공학자가 보는 관점은 지극히 과. 학. 적.이지만, 작가는 인문학적이고 사회과학적으로 보기 때문에 조금 다르다는 작가님의 말이 인상 깊었어요.
허구의 sf 소설이지만 실제처럼 느껴지는 게 이런 부분 때문이라고 생각되더라고요.
끝없는 우주와 작은 행성 때문인지 '공간'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다루고 있었어요.
한정된 공간을 순환 설계한 사이클러나 폐쇄적인 셔틀 우주선도 그렇고, 동양미술에서 말하는 공간의 미(비움)를 서양에서는 미지의 생명체(크라켄)로 채우는 것 등등이 흥미롭게 다가왔어요.
음식에 관한 이야기도 빠지면 안 되겠죠?
여기선 간장게장에 관한 내용이 있긴 하지만 제 관심을 끌었던 건 바로 '깻잎'이었어요.
첫 번째 깻잎(살인의 이유) 이후로 여기저기 뜬금없이 나오는 깻잎 이야기에 전 왜 이렇게 웃음이 나던지요.
왜 하필 깻잎일까? 의문도 들었어요.
3년 동안 화성 연구를 하면서 쓰인 소설이라 그런지 더 완성도 있고, 정말 있을법한 이야기라는 생각에 감탄하며 보았네요.
막연하게만 알았던 화성에서 제2의 지구일지도 모르는 화성으로 많은 가능성을 볼 수 있었던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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