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유진은 불우한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천주교 선교사를 만나 교육을 받고 이후 사회적으로도 성공하여 명예와 부를 두루 갖춘 유력가가 된다. 이른바 자수성가한 인물이다. 이러한 그에게 천주교와 영어, 서양인은 롤 모델이고 삶의 지향점이 된다. 그는 독재에 저항하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들에게 기부하는 사회적 인물이며, 자식들의 엄격한 훈육과 종교적 신앙을 가정에서도 지휘하는 인물이다. 그는 자식을 더 갖기 위해 당시 사회적으로는 용인되었던 첩을 두지 않는다. 질서와 금욕을 숭상한다. 편부가정이나 장애 군인 등에게 익명으로 기부한 사실들도 죽은 후에나 알려진다. 그는 이러한 종교적 삶이 그를 성장시키고 보호했다고 생각하며, 자신의 가정도 이래야한다고 철저히 믿는다. 가족이 이를 어기면, 그는 육체적 체벌을 가한다. 그리고 그도 운다. 중세의 수련자들이 종교적 금욕을 위해 자신의 몸을 자학하는 모습이 연상된다. 그는 아내와 자식이 독립적 존재가 아니라 자신의 일부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결국 그는 아들에 의해 저항을 받게 되고, 아내에 의해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그의 아버지 파파은누크는 그와의 화해없이 세상을 뜨고, 여동생 이페오마는 미국으로 떠난다. 그가 민주적인 나라로 보호하려고 했던 국가는 가장 친한 동료인 편집자를 죽였고 국가의 독재는 그 이후로도 지속되었다. 아들은 감옥으로, 어머니는 이로 인한 죄의식으로 빠지게 되며, 그가 그렇게 지키려고 했던 가정도 침몰하게 된다. 참으로 씁쓸한 인생이다. 그의 삶은 책의 첫 머리에 그가 말했듯이 되었다. "먼지는 먼지로 돌아가리라"
아들 자자는 다른 방식으로 가족을 지키려 한다. 아버지의 폭정으로부터 여동생 캄빌리를 지키기 위해, 그는 여동생이 한 일들을 항상 본인이 했다고 한다. 어머니를 보호하기 위해 자신이 아버지의 음식에 쥐약을 넣었다고도 한다. 감옥에 가서도 그는 어머니와 여동생의 보살핌을 뿌리친다. 어머니와 여동생은 그리 생각하지 않는데, 그는 이들을 지키기 위한 자신의 노력이 충분치 않았다고 생각해서다. 그러다가 곧 석방된다는 말을 듣게 된다, 이제 가족은 다시 같이 살 수 있게 되었다. 그러자 그는 그동안 스스로를 돌보지 못해왔던 어머니를 챙기며 "두건을 제대로 안 묶으셨네요"라고 말한다. 어머니는 다급하게 두건을 풀었다가 다시 꽉 묶는다. 그는 이 가정의 아버지가 되었다.
딸 캄빌리는 아버지의 죽음 이후 다른 사람이 되었다. 이제 그녀는 아버지에게 잘 보이기 위해 "내가 그 말을 먼저 했었어야 하는데" 라고 아쉬워하는 여성이 더 이상 아니다. 모든 것을 아버지가 시키는 대로 했고, 그 질서를 숭배했던 캄빌리는, 아버지의 죽음 이후 정신을 놓아버린 어머니를 대신해 세상의 문제를 직접 풀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투옥되어 있는 오빠를 챙기기 위해 그녀는 변호사와 간수들에게 뇌물을 줄지도 안다. 물론 아직도 꿈에서는 아버지가 보고 싶다. 하지만 불멸의 존재라고 생각했던 아버지가 사라진 자리에, 이제는 아마디 신부가 자리한다. 그래서 그는 자자가 곧 집에 돌아올거라고 믿는다. 왜냐하면 "그(아마다 신부)가 그렇게 말했고, 그의 말이 참이기 때문이다" 변화된 캄빌리는 선교 신부회에 수표를 쓰며 이게 뇌물인지 아닌지, 그리고 새로운 성당으로 왜 옮기는지 고민하지 않고 그냥 수표를 쓰고 새로운 성당을 다닌다. 독립적이고 자유로우며 성숙해진 캄빌리는 보라색 히비스커스가 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