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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기무님의 서재
  • 단순한 진심
  • 조해진
  • 11,700원 (10%650)
  • 2019-07-05
  • : 6,480

소설 속 주인공인 문주는,

자신이 왜 철로에 버려졌고 다시 또 해외로 입양되었는지, 그 이전에 누구에 의해서 어떻게 태어나고 어머니는 누구인지를

모른다. 자식을 버린 무책임한 어머니, 그럴거면 왜 자기를 낳았는지 용서가 안된다. 암흑이다.


이 후 독립영화 제작참여를 이유로 한국으로 잠시 돌아와 자신의 과거를 다시 찾아보려는 문주에게, 박복희를 벨기에로 입양시킨 추연희의 인생이 포개진다. 박복희가 입양되었던 사연, 연희가 복희에게 보낸 많은 편지를 알게 된다. 문주의 암흑같은 과거의 인생에 빛이 스며들기 시작한다. 그리고 철로에서 문주를 구해준 정우식의 어머니 박복자를 통해, 문주가 철로에 버려진 것이 아님을 알게 된다. 철로가 대합실로 바뀌며, 문주의 삶은 더 많은 빛으로 채워진다. 박복희가 다녀간 후에 죽은 연희에게 문주는 조등의 노란 빛을 비춘다.


부재는 있던 것의 없음이지만, 비존재는 원래부터 없는 것이다. 문주의 망각은 기억의 부재이다. 부재는 타인의 스쳐가는 삶을 통해서라도 밝아질 수 있다. 하지만 이름없는 노파의 지워버린 11명의 태아는 비존재다. 밝아질래야 밝아질 존재 조차가 없는 암흑. 그래서 문주는 존재, 삶, 생명을 선택한다. 문주는 뱃 속 아기 우주를 낳기로 결심한다. 자신이 살아있다고 누군지도 모를 생모에게 진심의 편지를 쓴다. 이제 문주라는 이름의 의미도, 왜 어머니는 자기를 버렸는지도 중요하지 않다.


주인공이 망각의 기억을 찾아나가는 플롯은 파트릭 모디아노의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를, 해외 입양아가 생모를 원망하다가 이해하게 되는 해피엔딩의 스토리는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를 떠오르게 한다. 훈훈하고 잔잔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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