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같던 당신께, 겨울 같던 우리가: 당신의 가을소풍
soulmate9808 2020/04/09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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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울 같은 당신께 겨울 같던 우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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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0) - 2020-03-03
: 41
책은 아버지를 위한 책입니다. 그렇지만 저는 연유가 있어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 밑에서 컸습니다. 요새 세상에 그런 건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지만, 어린 마음에 많이 상처를 받지 않았다고 할 수는 없겠습니다.
그 자리에는 항상 두 분이 계셨습니다. 할머니는 제게 끊임없는 따뜻함, 햇빛이 넘쳐나는 봄바람 같은 사람이셨고 할아버지는 늦여름 같은, 마지막의 쨍쨍한 햇볕같이 뜨거운 사람이었습니다. 8월 8일, 늦여름의 마지막, 입추가 가끔은 걸리는 그날. 비가 엄청 쏟아지던 날에 저는 태어났습니다.그래서인지 저는 할아버지와 많이 다르면서도, 비슷한 구석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아버지를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저는 할아버지가 제 아버지와 같은 분이셨기 때문에 - 제 아버지는 아예 알지 못합니다 -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적었습니다만, 다들 한 번씩 읽고 하루는 물속에 잠긴 것처럼 담담하고 조용하게 이 책을 한번 읽어보셨으면 합니다. 책에 대한 내용은 중간중간 알려 드리는 것보다는, 한번에 쭉 읽어내려가시길 바라는 마음에 적지 않습니다. 그게 이 책을 읽는 방법중 최적이라 생각합니다. 어렵지 않게 읽히지만, 생각이 많아지는 책이기 때문인듯 합니다. 컬러가 없는 흑백의 책이라 눈의 피로감 없이 더 책 자체에 집중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지 않았나, 싶습니다. 나에게 있어서는 절반과도 같았던 작은 어른. 내가 없더라도 그곳에서 가을날의 소풍은 행복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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