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우습게 봤겠지만
까리 2026/08/27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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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를 우습게 봤겠지만
- 베라 쿠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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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0) - 2026-07-23
: 3,695
흥미로운 소재가 많이 들어있다. 어린 시절 성폭행을 당한 클로이는 오로지 가해자 윌에 대한 복수를 꿈꾸며 대학에 입학한다. 클로이는 사실 사이코패스를 진단 받고, 사이코패스의 사회화를 믿는 와이먼 박사가 비밀리에 진행하는 연구의 참여자로 대학 등록금까지 면제받고 학교 생활을 시작한다. 서로의 존재를 모르는 참여자(모두 사이코패스)는 클로이를 포함한 7명. 60일 뒤 완벽하게 윌을 죽이려는 계획에 온 신경을 집중하던 때 연구자 중 한 명이 살해된다. 며칠 사이 또 다른 기묘한 살인 사건이 발생하는데 피해자 역시 연구자 중 한 명이다. 연구 참여자 2명이 연이어 살해당하자 다음 타깃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으로 클로이는 찰스, 앤드리와 협동하며 용의자를 찾는다.
참여자 중 유일하게 사이코패스가 아닌 앤드리와 매력적이지만 언제나 의심스러운 남자 찰스. 그리고 그 누구도 우습게 볼 수 없는 클로이의 시선의 교차되며 섬뜩한 몰입감을 준다. 중간까지는 이야기들이 너무 다채롭게 펼져져서 아이러니하게 하게도 오히려 진행이 늘어진다고 느껴졌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스릴 있고 결말이 궁금해져 페이지가 빠르게 넘어간다.
처음 언급했듯이 정말 흥미로운 소재가 많아 읽는 재미가 있었지만, 다양한 이야깃거리의 등장으로 처음 기대했던 클로이의 윌에 대한 복수 장면은 뭔가 흐지부지한 느낌이 들었고, 산으로 가는 느낌을 계속 받다가 어찌어찌 결말이 오긴 온(?) 느낌이었다. 한 가지 이야기에 집중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들었다.
1. 성폭행을 당한 클로이의 복수 : 복수를 한 것 같긴 하나 중간의 많은 일들이 얽혀 짜릿한 통쾌함을 느낄 수 없었다.
2. 다기법 사이코패스 연구 참여자 7명 : 흥미로운 주제! 도끼를 들고 날뛸 것 같은 이미지로 여겨지는 사이코패스의 사회화, 즉 변화 가능성을 주장한 와이먼 박사의 연구는 물론 공감을 이끌어냈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책임감 없는 태도에 나 약간 화났잖아. "난 그냥, 얼마나 문제가 있는지 몰랐다(p.506)."라고 하면 다야? 그로써 발생하는 피해자는 어쩌고????
3. 정신질환자의 유전성에 관한 이야기 : 사이코패스나 정신분열증 같은 정신질환은 유전 가능성이 크다고 알려져 있는데 그럼 쌍둥이라면? 에서 출발한 이야기. 이 주제 역시 너무 좋았다..만, 새로운 쌍둥이의 등장으로 이야기를 클라이맥스로 끌어올리는 듯하다가 황급히 마무리 지은 느낌으로 다가왔다.
4. 해킹 범죄 : 도대체 누가 범인인지 아리송하게 만들기 위한 여러 장치 중 하나였던 것 같은데 이렇게 여러 이야기가 풍부하게 들어가려니 모든 이야기가 절정을 향하다가 식어버린 기분이 들었다.
길어졌다. 아쉬운 부분이 몇 가지 있었지만 흥미롭고 재미있는 이야기였고, 사이코패스라는 인물이 주는 캐릭터들의 긴장감과 막가파(?)식 태도가 새로운 재미를 주기도 했다. 작가의 다음 작품이 출간된다면 일단 챙겨서 읽어 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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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마음만 먹으면 본격적으로 그 역할에 전념할 수도 있고, 몸매를 가리는 헐렁한 옷을 입고 눈을 멍청하 게 초롱초롱 빛내며 어리게 굴 수 있었다ㅡ그야말로 천진난만함을 표현한 외관으로 화장을 하고 신중하게 옷을 골라 입되, 필요하면 맨살을 드러내어 나이 들어 보일 수도 있었다. 이런 일이 쉬운 까닭은 사람들은 보고 싶은 대로 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383. 오랫동안 원했던 뭔가를 얻으면 행복해질 거라는 생각이 드는데, 보통은 그렇게 되지 않더라.
🔖509. 앤드리는 변명을 전혀 떠올릴 수 없었다. 그는 일종의 오락거리로 소비해왔던 연쇄살인범에 대한 팟캐스트와 TV 프로그램, 영화의 전당을 떠올렸다. 그 사건에 관련된 사람들이 등장인물이 아니라 진짜 인간이라는 것은 너무 쉽게 잊혔다. "뭔가를 이해하고 싶은 마음과 기괴한 호기심 사이 어딘가에 선이 있나봐."
#베라쿠리안 #나를우습게봤겠지만 #문학동네 @munhakdong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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